골프 비거리 30m 늘리고 방향도 잡는 연습법은?

[골프의학硏의 몸 지키는 골프] ⑬하체주도형 스윙 훈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필자가 전공한 골프생체역학은 인간이 골프동작을 할 때 나타나는 움직임과 그 움직임의 원인이 되는 힘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이다. 많은 역학실험을 통한 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스윙을 리듬감 좋고 효율적으로 하는 골퍼일수록 하체주도형 스윙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쉽게 말하면 어깨와 팔의 힘으로 스윙하는 것이 아닌, 하체가 리드하는 움직임으로 상체가 자연스럽게 움직이게 하는 스윙을 한다는 것이다.

리듬감이 좋다는 말은 스윙의 빠르기를 나타내는 템포가 좋고 스윙의 각 구간에서 몸의 움직임과 연결되는 클럽의 움직임 타이밍이 정확히 맞아 떨어진다는 것이다. 효율적인 스윙은 똑같은 힘을 들이더라도 클럽헤드 스피드가 증가돼 볼을 더 멀리 보낼 수 있는 스윙이다. 하체주도형 스윙이 되도록 레슨을 해보면 대부분 거리도 늘지만 방향까지 더 좋아진다는 피드백을 많이 접하게 된다. 이러한 리듬감 있고 효율적인 스윙을 하려면 지면과 상호작용하는 하체주도형 스윙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러기 위해선 ‘분업’이 필수요건인데, ‘분업’의 핵심은 각기 다른 상체와 하체의 역할에 맞게 스윙하는 것이다. 파워는 하체가 만들고 정확도는 상체가 담당한다. 보통 상체 위주의 골프스윙을 하시는 분들은 정확도를 담당해야 할 상체가 파워까지 담당하려고 하니 거리도 나질 않고 방향도 좋지 않다.

또한 상체에 무리한 힘이 가해져서 어깨, 팔꿈치, 손목의 부상과 직결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부상 예방을 위해서라도 상체의 부담을 줄이는 하체주도형 스윙이 필요하다. 또한 상체위주의 스윙이 더욱 심각한 것은 상체를 많이 사용할수록 하체는 더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프로골퍼들도 상체에 힘을 빼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미국 PGA 투어에서 드라이버 샷을 가장 멀리 보내는 브라이슨 디샘보는 특히 전환동작에서 상체를 젤리처럼 느낀다고 한다.

요약하자면 하체는 지면과 상호작용을 통해 힘을 만들어내고, 상체는 좋은 스윙궤도를 만들고 클럽헤드의 스윗 스팟(Sweet Spot)에 정확히 맞히는 정밀한 임팩트를 담당하는 것이다.

생각을 바꾸면 스윙도 바뀐다. 우리가 하는 모든 동작들은 뇌에서 지시한 그대로 움직인다. 따라서 골프동작 또한 내가 생각하고 인지하고 있는 그 움직임 그대로 나온다고 보면 된다. 기본적인 원리를 깨우치면 동작은 바뀌게 된다. 사실 필자가 언급한 하체와 상체 분업의 원리를 인지하고 골프연습에 임한다면 그것만으로도 뭔가 확연히 달라진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상체주도 스윙과 하체주도 스윙을 비유하자면 맷돌스윙과 스텝스윙이다. 맷돌스윙은 맷돌처럼 아랫돌(하체)은 고정하고 윗돌(상체)만 돌리는 스윙이다. 맷돌스윙은 하체를 사용할 수 없으니 지면을 활용하는 효율적인 스윙이 될 수 없다. 많은 골퍼들에게 “예전에는 맷돌 이미지의 스윙으로 배웠다”는 말을 많이 듣곤 한다.

스텝스윙은 우리가 체중을 옮기면서 걸음걸이를 하듯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출 때 스텝을 밟는 것처럼 하체의 움직임이 전체동작을 주도하면서 상체동작과 조화를 이루는 스윙이다.

맷돌스윙을 하는 프로골퍼들을 비롯한 많은 골퍼에게 하체사용법을 알려주는 교육을 1시간 정도 했을 때 보통 비거리가 10~20m 늘어나고, 많게는 30m 이상 더 보내는 경우도 보았다. 타구의 방향성까지 좋으면서 말이다.

얼마 전 발레를 전공하신 40대 중반의 여성 A씨와 필드에 나갔다. A씨는 드라이버 샷 거리가 너무 짧아서 고민이었다. 골프스윙은 연습장에서 충분히 교정하고 나오는 것이 좋기 때문에 필드레슨 또는 라운드를 할 때 웬만하면 스윙교정에 대한 조언은 하지 않는다. 필드에서 단시간에 교정하기 쉽지 않을뿐더러 볼이 잘 맞지 않으면 괜히 기분만 상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종의 스윙교정 팁을 원하셔서, 하체를 고정하고 상체위주로 스윙하던 것을 스텝을 활용한 드릴로 하체가 리드하는 동작으로 바꾸도록 이끌었더니 드라이버 샷 비거리가 130m에서 160m로 늘어났다. 라운딩 1~2시간 내에 일어난 변화여서 필자에게도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필자는 그녀에게 골프스윙은 발레를 하듯이 하체를 자연스럽게 사용해줘야 하는데 맷돌스윙이었기 때문에 거리와 방향성 모두에서 손해를 보게 된 것이라고 설명해줬다.

하체와 상체의 분업이 잘되게 하고 지면과 상호작용하는 하체주도형 스윙을 만들어주는 연습방법을 소개한다. 자연스럽게 좋은 동작이 몸에 익혀지게 되므로 그 효과가 크다.

1. 스텝스윙 기본 연습

스텝스윙은 스텝을 통해 신체 중심과 압력 중심을 오른발, 왼발로 옮기면서 회전력을 증가시키는 방법이다. 신체중심 이동은 인체 무게 중심의 이동을 뜻하고, 압력중심 이동은 왼발과 오른발이 지면에 가하는 압력의 비율에 따른 중심이동을 뜻하는 것이다.

야구 타자들이 투수가 공을 던지기 전에 왼발을 지면으로부터 들고 있다가 투수가 공을 던질 때 타이밍에 맞추어 왼발로 지면을 힘차게 밟으며 스윙하는 장면을 많이 보았을 것이다. 이와 비슷한 훈련으로 백스윙을 시작하면서 왼발을 지면으로부터 든다. 이 동작은 자연스럽게 신체 중심과 압력 중심이 목표 반대방향으로 이동되게 만든다.

백스윙 후반부와 다운스윙 전반부가 연결되는 전환동작 단계에서 들었던 왼발로 지면을 밟아준다. 이 동작을 통해 목표방향으로 신체중심과 압력중심이 이동되며 지면반력의 크기와 방향을 개선시켜 큰 회전력을 발생시키는 것이다. 이 간단한 스텝스윙으로 하체동작을 개선하고 효율적인 스윙을 만들 수 있다.

2. 로프 훈련

로프를 사용하는 골프스윙 연습의 효용은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백스윙을 완전하게 하도록 만드는 것인데, 로프가 몸을 충분히 감을 정도로 백스윙을 하지 않고 급하게 다운스윙으로 전환하면 로프가 몸을 심하게 때리게 되어 있다. 또한 상체(팔)가 주도하는 스윙을 하게 되면 로프가 제대로 컨트롤되지 않아, 로프가 몸의 여기저기를 치게 된다. 반대로 하체가 주도하는 스윙으로 로프가 쭉쭉 펼쳐지면서 몸통을 자연스럽게 감아주면 리듬감 있는 스윙연습이 가능하다.

또 하나의 효용은 전환동작의 타이밍을 자연스럽게 잡아주는 것이다. 백스윙 시 로프가 몸통을 감으며 충분한 백스윙이 되었더라도 바로 전환동작으로 연결되지 않고 그대로 있으면 몸통을 감은 로프는 다시 아래로 축 쳐지게 될 것이다. 백스윙 시 로프가 몸통을 감고 있는 시점이 백스윙이 완성되고 있는 시점이기 때문에 몸의 중심이 목표방향으로 이동되고 오른발의 압력이 왼발로 넘어가는 중심이동 동작이 나온다면 백스윙 시 몸통을 감은 로프는 반대방향으로 부드럽게 연결돼 몸통을 타고 목표방향으로 나오게 된다.

또한 로프가 지나가는 경로를 통해 자신의 스윙궤도를 체크할 수 있다. 필자가 언급한 내용들에 유의하여 로프스윙연습을 한다면 분명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3. 밸런스보드 훈련

밸런스보드의 가장 큰 효용은 신체중심 이동과 압력중심 이동을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로프스윙에서 설명을 했듯이 이 밸런스보드 연습 시에도 전환동작에서 왼쪽으로 신체중심이 이동하고 왼발로 압력이 이동해야 한다. 즉 백스윙이 완성되는 과정에서 이미 목표방향으로 신체중심과 압력중심이 옮겨지고 있어야 한다. 상체는 백스윙 방향으로 백스윙 탑을 만들고 있는데, 하체는 반대 방향(목표 방향)으로 이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백스윙 탑에서는 오른발로 밸런스보드를 밟아 오른쪽 면이 지면에 닿아있는 것이 아니라, 왼발로 넘어가는 과정에 있어야 한다. 왼발로 밸런스보드를 밟아 왼쪽 면이 지면에 닿을 때는 다운스윙 초기이며, 왼발로 지면을 밟고 신체중심과 압력중심이 목표방향으로 이동된 후에 본격적인 포워드 스윙에 들어가야 한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오른발로 지면을 먼저 밟고 지면을 밀어주며 백스윙, 백스윙 정점을 만들면서 목표방향으로 중심을 넘기고, 왼발로 지면을 먼저 밟으면서 다운스윙하는 방법이다. 참고로 밸런스보드 위에서 골프로프스윙을 하면 그 효과는 배가 된다.

여러분께서 골프스윙에서의 하체와 상체의 분업에 대해 이해하고 하체주도형스윙에 도움이 되는 연습도구와 연습방법을 활용해 훈련한다면 부상을 예방하고 효율적이면서 멋있는 골프스윙을 가지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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