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화탕을 먹으면 감기가 나을까?

[노윤정 약사의 건강교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영하권 출근길. 본격적인 겨울이다. 단단하게 옷깃을 여며도 틈새로 들어오는 찬바람을 막는 건 여간 쉽지 않다. 그리고 찬바람과 함께 찾아오는 감기. 코감기, 목감기, 몸살 등의 종합감기. 사람마다 겪는 증상은 다르지만 감기에 걸리면 누구나 쉽게 찾는 약이 있다. 바로 ‘쌍화탕’이다.

그래서일까. 약국에서 일할 때 찬바람이 불면 집에 상비약으로 쌍화탕을 사두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필자도 어렸을 때 감기 기운이 있다고 하면 엄마가 쌍화탕을 데워주셨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감기에 걸렸을 때 쌍화탕을 먹으면 모든 증상이 다 괜찮아질까?

◆ 쌍화탕은 허약할 때 먹는 피로회복제
한의학 관련 용어를 정리한 ‘한의학대사전’에는 쌍화탕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참고로 여기서 말하는 ‘쌍화탕’은 약국이나 한약국, 한의원에서 구매 가능한 의약품을 말한다. 온라인, 편의점 등에서 구매할 수 있는 ‘쌍화OO’ 등의 액상차는 쌍화탕에 쓰이는 일부 생약들을 원료로 활용한 것은 맞지만 의약품으로 구분된 ‘쌍화탕’과는 배합이 다르다.

‘한의학대사전’에 따르면 쌍화탕은 힘든 일을 한 뒤나 중병을 앓은 뒤에 먹거나 허약한 사람이 자주 걸리는 감기를 치료할 때 사용된다. 또한, 피로 회복약으로 많이 활용된다고 한다. 약국에서 판매되는 일반의약품 쌍화탕의 설명서의 내용도 비슷하다. 쌍화탕의 효능·효과로서 허약체질, 피로회복, 과로, 병중병후 등이 표시된다.

‘쌍화탕’은 허약한 사람의 비위 기능을 강화하는 ‘황기건중탕’과 혈을 보하는 ‘사물탕’의 배합이 합쳐진 약이다. 따라서 감기를 포함해 피로나 질병 등으로 영양 소모가 심할 때 우리 몸의 회복을 돕는 약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감기는 200종 이상의 바이러스에 의한 상부 호흡기 감염 질환으로서 회복을 위해서는 잘 먹고 잘 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서 감기 초기에 ‘쌍화탕’을 복용하면 몸의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감기로 인한 코막힘, 콧물, 가래, 고열 등의 증상을 빠르게 완화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 몸살, 콧물, 코막힘 등을 완화하려면 감기약 복용해야
잘 먹고 잘 자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감기는 보통 1~2주 지나면 나아진다. 그러나 그 기간 동안 학교나 직장 등의 업무를 포함해 일상생활을 이어나가야 하는 상황이 많아 대부분 불편 증상 완화 목적으로 감기약을 복용한다.

감기에 걸리면 콧물, 코막힘, 목의 통증, 기침, 가래, 근육통, 발열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는데, 사람마다 불편 증상이 발생하는 순서나 강도는 조금씩 다르다. 그래서 약국에 가면 ‘종합감기약’ 외에도 ‘코감기약’, ‘목감기약’으로 표시된 다양한 종류의 감기약을 볼 수 있다. 종합감기약을 포함해 대부분의 감기약에는 열과 통증을 완화하는 ‘해열진통제’가 포함돼 있다.

간혹 첫날은 목이 불편해 목감기약을 구매하고, 이튿날은 코가 막혀 코감기약을 구매한 후 두 가지를 섞어 복용하는 분들이 있다. 이럴 땐 ‘해열진통제’를 포함해 유사한 효과의 성분이 중복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특히 콧물, 가래 등을 완화하는 성분이 침을 마르게 하거나 소변의 배출을 억제할 수 있어 두 가지 종류의 감기약을 섞어 복용한다면 약사와 함께 각 성분의 안전한 함량을 확인해야 한다.

◆ 이런 증상이 있다면 감기가 아닐 수도
만일 초기부터 39도 이상의 발열이 있거나 심한 피로감, 귀의 통증, 복통이나 구토 등의 증상이 있다면 감기가 아닐 수 있다. 이럴 땐 병원을 찾아 정확한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특히 10일 이상 지나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오히려 지속적인 기침, 호흡 곤란 등으로 증상이 악화되고 있다면 더욱 그렇다.

소아는 감기 합병증으로 초기부터 중이염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만일 해열제를 복용해도 열이 가라앉지 않거나 1~2시간 안에 다시 열이 오른다면 약의 용량을 높이지 말고 병원에 가는 것을 권한다.

감기에 걸리면 충분한 수분 섭취도 중요하다. 커피는 카페인을 함유하고 있어 이뇨 작용으로 목과 코를 더 마르게 한다. 따라서 기침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 감기를 앓는 중에는 가급적 카페인이 함유된 차를 피하고 따뜻한 유자차나 미지근한 물로 기관지를 부드럽고 촉촉하게 유지하는 게 좋다.

    노윤정 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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