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닥 건강상담] 여자라서 비뇨기과 가기 꺼려져요

베닥 건강상담 18화

출연: 민권식 부산 백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윤수은 칼럼니스트

사연: 안녕하세요? 계절 바뀔 때마다 질염과 방광염을 달고 사는 여자입니다. 산부인과를 꾸준히 다니고 있는데 별 차도가 없는 것 같아요. 조금 나아졌다가 또 재발하고…이런 패턴이 반복됩니다. 주변에서 비뇨기과를 가보라고 권해서 알아봤더니 여성 비뇨기과가 집이나 회사에서 너무 멀더라고요. 그냥 남성 비뇨기과를 가도 될까요? 진료를 어떻게 보나요? 환부 노출 없이 약만 받아올 수 있나요?

■ 민 교수 : 마음이 좀 안 편할 거라고 생각은 들지만 요즘에 이런 고민을 하는 거는 사실 조금 의외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해는 돼요. 과거에는 비뇨의학과는 그냥 성병 치료하는 곳이었습니다. 대학병원급만 예를 들어 암이라거나 그런 질병을 치료하고 그랬지, 수술하거나. 그 외에 개원의들은 다 성병 치료하는 곳인데 그곳에 여자가 앉아 있으면 뭔가 좀 부도덕한 것 같기도 하고 그럴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은 들어요. 근데 요즘에는 그런 시대가 아니거든요.

□ 윤 작가 : 근데 여성 비뇨의학과라는 과가 없지 않아요? 그렇죠. 전 처음 들어봐요.

■ 민 교수 : 비뇨의학과 의사들도 나름대로 좀 더 세분화된 전문 파트를 기록을 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여성 비뇨기 쪽을 (세부 전문으로) 한다, 또는 남성의학과를 (세부 전문으로) 한다, 또는 배뇨장애를 전문으로 한다. 그런 식의 표현을 쓰긴 쓰죠. 그래서 아마 ‘(여성)비뇨의학과를 전문으로 한다’고 생각하지만 과 자체는 ‘비뇨의학과’만 있는 겁니다. 남성비뇨의학과, 여성비뇨의학과가 있는 게 아니고요. 비뇨의학과 내부에 여성비뇨기학이 있습니다. 그걸 좀 전문적으로 한다는 그런 뜻이고. 근데 기본적인 거는 (어느 병원을 가든 치료는) 다 가능하세요. 이 병은 여성비뇨기과 질환 중에서 아주 전문적인 거를 요구하는 질병이 아니기 때문에 사실은 산부인과 가셔도 돼요. 임신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방광염 또는 세균뇨. 이런 것들은 그냥 개원의에게 가셔서 어디든지 진료를 받으시면 됩니다. 다만 재발이 된다든지 난치성이라든지 혹은 출혈이 있다든지, 열이 난다든지 하면 (타 전문의 병원)은 좀 적절치 않은 것 같습니다. 그때는 비뇨의학과를 찾아가시면 되고. 여성 비뇨기를 표방하지 않더라도 일반적인 비뇨기과 의사면 다 (진료)할 수 있습니다.

□ 윤 작가 : 진료를 받으러 오시는 환자분들 중에 여성 비율은 어느 정도 되나요?

■ 민 교수 : 저는 제 전공분야가 기록되어 있기를 남성, 여성 성기능장애와 배뇨장애를 (전문으로) 하고 있습니다. 물론 여성비뇨기도 들어있고요, 요실금을 포함하는. 그러다 보니 저는 환자의 60%가 여성입니다. 40%가 남성이고요. 나이 든 분들만 소변 급하고 요실금 있어서 올 것 같지만 20대, 10대들도 많이 옵니다, 생각 밖으로. 그만큼 이제는 비뇨의학과가 무엇을 하는 곳이며, 산부인과는 무엇을 하는 곳이며, 무슨 목적으로 가는 것인가 하는 것에 대한 생각이 있다는 뜻이겠죠. ‘여성도 비뇨의학과를 가야 된다’라고 주장하시는 분이잖아요.

□ 윤 작가 : 솔직히 말씀드리면 유튜브 채널을 준비하면서 저도 알게 된 거예요.

■ 민 교수 : 아 그러세요.

□ 윤 작가 : 예전에 저는 막연하게 당연히 ‘여성 성기에 관련된 거는 산부인과에 가야지’라고 생각을 했어요. 저도 뭐랄까, 고정관념에 굉장히 젖어 있었던 사람이더라고요. 그리고 저희 아버지 세대 같은 경우에는 의료보험증에 다 찍히지 않습니까. 어느 병원을 갔다 왔다는 게. 저희 아버지만 하더라도 그것(성병)때문에 간 게 아닌데 비뇨의학과에 갔다 왔다고 찍힌 걸 굉장히 수치스럽게 생각하는, 약간 그런 문화였거든요.

■ 민 교수 : 그런 문화였죠.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비뇨기과 갈 이유는 성병 외에는 갈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던 시대였으니까.

[사진=베닥 건강상담 18화]
PD : 질문자의 고민이 마지막에 다 나와있는 것 같거든요.

■ 민 교수 : 그건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그래서 드리는 말씀은 방광염인 경우는 환부의 노출이 필요없습니다. 소변만 받아주시면 되고요. 다만, 외성기 모양의 변화, 예를 들어 요도 옆에 이만한 혹이 튀어나오는 경우도 있거든요. 거기에 고름이 차있는 경우인데, 저희들이 수술을 합니다. 비록 질 입구에 있는 거긴 하지만, 요도 근처에 있어서. 이런 경우는 저희들이 봐야 합니다. 그리고 나이 드신 분들에게 주로 오는 거지만 질 입구에서 뭔가 밀고 나오는 경우. 그런 거를 탈출증이라고 하죠. 방광이든, 직장이든 탈출증이 있는 환자들은 저희들이 봅니다. 근데 방광염은 그럴 이유가 없어요. 내진도 필요 없고 소변만 받아주시면 됩니다.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 윤 작가 : 이렇게 방광염이 자주 걸리는 이유가 뭐죠?

■ 민 교수 : 급성 방광염 하고 재발성, 난치성 환자들하고는 조금 차이가 납니다. 진짜 급성 방광염은 어떤 이유든지 간에 균이 방광 내로 들어가서 염증을 일으키는 겁니다. 가장 흔한 경우는, 대장균이 가장 흔한데 대장균의 출처는 항문입니다. 대변이에요. 세척하다가, 어떻게 하다가 보면 묻을 수도 있겠죠. 그 균들이 질 내로 우선 첫 번째 옮겨오고, 질 내에 있던 녀석들이 요도구에, 소변 나오는 입구에 묻으면 이 대장균은 정말 발이 달려있습니다. 그 발이 요도를 짚고 올라갑니다. 4cm 정도의 요도를. 그래서 방광염이 오죠.

근데 난치성은 조금 이야기가 다릅니다. 난치성은 일반적으로 ‘나는 재발한다, 잘 안 낫는다’ 이런 분을 말하는 게 아니고요. 정말 문제가 있어서 검사할 때마다 세균이 나오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은 이유가 있어요. 바로 다제내성균에 의해서 감염이 오는 경우입니다. 이때는 먹는 약으로는 치료가 안 되는 균들이 많아요. 근데 일반 개원의는 그런 균인지 아닌지 확인도 잘 안 되고 먹는 약만 주죠. 이번에 A약 줬는데 안 들었어. 그러면 다음에 B약 줘보고, C약 줘보는 거예요. 먹는 약으로 안 듣는 균들이 제법 많습니다. 그런 균이라면 (약이) 안 듣는데 항생제 먹으면 왜 좋아질까. 항생제를 쓰면 이만큼 많은 균을 요만큼 줄이는 거는 쉬워요. 근데 이거를 없애는 게 어렵습니다. 이게 이만큼 줄어드니까 우선 당장은 괜찮아져요. 그렇지만 그 균은 안 없어지죠. 다음에 또 문제가 생기면 면역력이 떨어지면 다시 또 일어나고 일어납니다. 그럴때는 배양검사를 해보면 어떤 항생제를 써야 그 균을 죽을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거예요. 그러지 않으면 몸 안에서 계속 균을 내놓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결석이 있다든지, 이물이 있다든지, 선천 기형으로 인해서 소변이 고여있는 경우. 물이라는 건 흘러야지 고여있으면 썩거든요. 그 썩는 경우를 예를 들자면 콩팥이 늘어나서 소변을 많이 머금고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걸 수신증이라고 그러는데 그런 경우가 되면 균을 없애기가 쉽지 않아요. 그다음에 나이가 들어서 소변을 제대로 다 못 보는 사람. 방광 크기가 400에서 500cc인데 한 3~400cc 봤어요. 봤는데 안에 100cc, 200cc 잔뇨가 남아있는 분이 있습니다. 그러면 그 안에 있는 균들이 없어지지 않고 계속 남아있어서 없애기가 어려워요. 그런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조사를 해봐야 될 일인데 특수촬영이나 여러 가지 조사가 필요하기 때문에 조금은 복잡하고 비용도 많이 들고 어려운 과정인데 어쨌든 만약에 그게 의심이 된다면 당연히 검사를 하셔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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