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감염병 피하려면, 출국 6주 전 병원 방문해요

[사진=miniwide/shutterstock]
여행도, 의학도 각각 잘 아는 친숙한 단어다. 그런데 둘을 조합한 ‘여행의학’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생소하다.

여행의학은 해외여행객이 늘면서 나날이 중요해지고 있는 의학의 한 분야다. 여행 중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건강상 문제를 연구하고 예방 및 대응방안을 준비하는 의학이다.

여행은 물론, 비즈니스, 선교, 봉사 등의 목적으로 해외 출국을 하는 사람들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이로 인해 뎅기열, 말라리아 등 국외유입 감염병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몇 해 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MERS) 사태에서 경험한 것처럼 해외 감염병은 개인과 사회의 안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예방 및 대응이 중요하다.

질병관리본부가 최근 발표한 ‘2018 감염병 감시연보’를 보면 지난해 신고된 국내유입 감염병 환자는 597명으로 2017년 531명보다 12.4% 증가했다. 주요 국외유입 감염병은 뎅기열이 27%로 가장 많았고 세균성이질(24%), 장티푸스(15%), 말리리아(13%) 등이 그 다음으로 많다.

동일한 지역을 방문한다고 해서 예방법이 모두 같은 것은 아니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감염내과 김시현 교수는 “같은 지역을 방문하더라도 기존의 예방접종 상황, 건강상태나 기저질환 여부, 여행지에서의 활동 상황 및 일정 등에 따라 필요한 예방법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방문 전 이러한 항목들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필요한 예방법을 선정하기 위해, 또 방문 후 발열을 포함한 증상이 발생할 경우 신속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위해 감염내과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해외 감염병은 ▲에볼라 ▲메르스 ▲HIV(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 ▲레지오넬라증 ▲디프테리아 ▲폴리오 ▲뎅기열 등이 있다. 한때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에볼라는 콩고민주공화국 북동부를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고, 메르스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아직도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HIV는 최근 파키스탄에서 4번째 유행이 발생했고, 레지오넬라증은 영국 휴양지에서 스파를 즐기던 이용객에게 감염됐다. 디프테리아는 베네수엘라에서 3년째 유행 중이다. 폴리오바이러스(Poliovirus)에 의해 급성 이완성 마비를 일으키는 폴리오는 파키스탄, 소말리아, 앙골라, 민주콩고, 에티오피아 등이 발생 위험지역으로 꼽히고 뎅기열은 필리핀, 싱가포르,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스리랑카, 온두라스에서 최근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해외여행 시 감염병을 예방하려면 먼저 방문 국가 또는 지역의 풍토병과 유행 중인 감염질환을 확인해봐야 한다. 이어 백신이나 예방약으로 예방 가능한 감염질환에 대해서는 해외여행 전 백신을 접종하거나 예방약을 처방받아 복용한다. 만약을 대비해 해열제, 진통제, 자외선차단제, 일회용 밴드, 모기차단제, 살충제, 손소독제, 기타 구급약을 챙기는 것도 좋다.

김시현 교수는 “해외여행 시에는 음식이나 물을 주의해서 섭취하고 약물이나 예방접종을 통해 감염병을 예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긴소매나 긴바지, 양말 등으로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하고 성 접촉 시에는 반드시 콘돔을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반적으로 백신을 접종하면 최소 2주가 지나야 감염질환 예방을 위한 충분한 항체가 형성된다. 백신에 따라 여러 번 접종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따라서 해외여행 출발 최소 6주 전 병원을 방문해 2주 전 예방접종을 마무리하도록 한다. 열대열 말라리아의 경우 즉각적인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사망률이 크게 증가하는 만큼, 유행 지역 방문 2~7일 전부터 말라리아 예방약을 복용해야 한다.

김시현 교수는 “해외여행 후 ▲심부전, 당뇨, 만성호흡기 질환 등 만성질환이 있거나 ▲귀국 일주일 이내에 열, 설사, 구토, 황달, 소변 이상, 피부질환이 생기거나 ▲여행하는 동안 심한 감염성 질환에 노출됐다고 생각되거나 ▲여행하는 동안 동물에게 물렸거나 ▲저개발국에서 3개월 이상 체류했을 땐 감염내과 전문의를 찾아 상담을 받고 필요한 검사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권장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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