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자궁경부암 환자 왜 늘까, “20-40대가 절반”

[사진=BlueRingMedia/shutterstock]
“딸에게 넌지시 자궁경부암 검진을 권유했더니 미소만 짓더군요. 20-30대 젊은 자궁경부암 환자가 늘고 있다는 소식이 남의 일 같지 않습니다.”

직장인 이정우(남, 56세) 씨는 외동딸을 볼 때마다 자궁암 검진 얘기를 꺼낸다. 평소 건강관리에 신경 쓰는 그는 중년의 나이에도 고혈압, 당뇨병 등 성인병이 없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건강정보 검색에도 열심이다. 그는 “암은 중년 이후 주로 발생하는데, 자궁경부암은 유독 젊은 환자가 많은 것 같아 딸에게 긴장감을 불어 넣고 있다”고 말했다.

– 일찍 생기는 암, 20-40대 환자가 절반

자궁경부암의 증가세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2010-2017년 8년 동안 24.5% 늘었다. 2015년에만 3582건 발생해 여성의 암 중 7위를 차지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40대가 25.0%로 가장 많았고, 50대 24.5%, 30대 17.2%의 순이었다(국가암등록통계). 20-40대 환자가 절반을 차지할 만큼 일찍 생기는 암이다. 중년 이후 환자가 대부분인 다른 암과 양상이 판이하다.

김상운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교수(산부인과)는 “자궁경부암은 과거 한국 여성의 4%에게서 발생할 정도로 매우 흔한 암이었지만, 자궁경부암 검진이 도입되면서 꾸준히 감소했다”면서 “그러나 20-30대 젊은 여성의 자궁경부암은 줄어들지 않고 자궁경부암 전 단계인 자궁경부 상피 내 병변까지 합하면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 무료 자궁경부세포검사를 꼭 받아라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암의 전 단계인 전암성 병변을 일찍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국가암검진권고안에서는 만 20세 이상 여성에게 3년 간격의 자궁경부세포검사를 권고하고 있다. 2년 간격으로 무료 자궁경부세포검사도 시행하고 있다.

미국 질병예방특별위원회(USPSTF)는 21-29세 여성은 3년마다 자궁경부세포검사(cervical cytology)를 통해 암 검진을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USPSTF는 이 권고문(Screening for Cervical Cancer: US Preventive Services Task Force Recommendation Statement)을 지난 8월 발표했다.

권고문에 따르면 30-65세 여성은 3년마다 자궁경부세포검사를 받거나 5년마다 고위험 인유두종바이러스검사(high-risk HPV test), 그리고 5년마다 자궁경부세포검사와 고위험 인유두종바이러스검사를 동시에 받는 방법 등 3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 젊은층도 암에 대한 경각심 가져야

중년 이상에 비해 젊은 환자가 증가하는 것은 암 예방에 대한 긴장감이 떨어지는 것도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20-30대에 암에 걸릴 수 있느냐는 안이한 인식도 자궁경부암 증가를 부채질하고 있다. 이들도 의사와 상의해 위험 인자, 건강상태 등에 따라 적합한 정기 검진을 꼭 해야 한다.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자궁경부암 검진의 적절한 시기는 생리기간은 가급적 피해 생리 시작일부터 10-20일 사이에 하는 것이 좋다. 생리기간이 아닌데도 출혈이 있거나 악취가 나는 질 분비물이 있다면 출혈에 관계없이 검사를 해야 한다. 주의사항으로는 최소한 검사 48시간 전부터 성관계, 탐폰 사용, 질 세척, 질 내 약물 및 윤활제, 질 내 피임약 등을 피하는 것이 좋다.

– 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진행된 상태

자궁경부암은 대부분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다. 암이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야 증상이 생기기 때문에 정기적인 자궁경부세포검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장 흔한 증상은 비정상적 질 출혈이고 붉은 질분비물이나 성교 후 출혈도 나타날 수 있다. 암이 상당히 진행되면 골반통, 요통, 혈뇨 등이 있게 된다.

정기 검진과 더불어 성상대자 수를 최소화하는 등 안전한 성생활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담배를 피우면 자궁경부암 발생 위험이 높아지므로 흡연 여성은 담배를 끊어야 한다. 카로테노이드 성분이 풍부한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좋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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