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피임약 안심해도 된다

산부인과 의사들 “오히려 암예방”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는 경구용 피임약(먹는 피임약)의 안전성 문제가 제기됐으나

관련 전문가들은 “먹는 피임약은 암을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예방하는 등

 여러 장점이 있으므로 건강한 일반 여성은 안심하고 복용해도 된다”고 밝혔다.

산부인과 전문의들의 모임인 피임연구회의 이임순 회장(순천향대학병원 교수)은

8일 “일부에서 제기된 먹는 피임약의 부작용은 먹으면 안되는 사람이 먹었을 때

발생하는 부작용을 마치 모든 여성에게 발생할 수 있는 것처럼 과장한 면이 있다”며

“혈전증이나 유방암을 경험한 여성, 담배를 피우는 35세 이상 여성 등 설명서에

명시된 복용 금지자에 해당하지 않는 사소한 질환을 가진 건강한 여성은 복용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는 최근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먹는 피임약이

유방암, 자궁경부암 등 각종 암까지 유발할 수 있다며 오남용을 막기 위해서는 전문의약품으로

전환할 것을 보건복지가족부에 요구했다.

의협은 먹는 피임약은 암 위험은 물론 오심과 구토, 몸무게 증가, 생리양의 변동,

부정출혈, 우울증, 두통, 성반응의 변화, 유방팽만감, 어지러움증, 여드름 등 뿐만

아니라 뇌졸중, 정맥혈전증, 폐색전증, 고혈압, 심근경색, 혈액응고장애, 자궁경부암

혹은 유방암, 담관질환, 간종양, 갑상선 혹은 부신기능장애, 지질대사이상, 당대사이상,

혈소판감소증 등 건강에 치명적인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피임연구회는 의협의 주장 대부분이 과장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먹는 피임약은

호르몬을 조절해주기 때문에 암을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암은 물론 자궁내막염, 자궁근종

등을 예방한다. 먹는 피임약은 생리주기를 정확하게 유지하도록 하기 때문에 생리양이

적고 생리통도 줄어든다. 최근에는 여드름이 생기는 것을 막고 체중 감소에 도움이

되는 기능성 피임약도 선보이고 있다. 또한 먹는 피임약은 원치 않은 임신에 대한

스트레스를 없애 우울증 위험이나 월경전증후군,월경전불쾌장애까지 줄인다. 다만

피임약에 들어가는 항안드로젠이라는 성분이 성감을 떨어트린다는 문제가 지적됐으나

용량이 워낙 적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먹는 피임약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자 식품의약품안전청도 2000년 이후에 국내에

보고된 부작용을 검토했으나 별다른 문제점을 찾지 못했다.

식약청 의약품관리과 김상봉 사무관은 “2000년 이후에 보고된 먹는 피임약의

부작용은 생리양이 변화했다는 부작용 1건 뿐이었다"며 “물론 의사의 부작용

보고가 의무화돼있지 않기 때문에 1건이 부작용의 전부라고 할 수 없지만 현재로서는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고있다”고 밝혔다.

의협이 먹는 피임약의 부작용 문제를 제기한 것은 일반의약품을 전문의약품으로

전환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상봉 사무관은 “먹는 피임약이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된 국가는 한국과 홍콩,

태국 뿐이고  미국, 영국, 일본, 독일 등 선진국에서는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돼있으며

FDA의 약제태아위험도 분류기준상 가장 위험한 수준인 X등급에 해당한다”며 “한국이

먹는 피임약을 일반의약품으로 분류한 것은 안전성 이외에도 1960년 대의 가족계획

영향을 받은 편의성, 정부의 보험재정문제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됐기 때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피임연구회는 현재 먹는 피임약의 안전성은 우려하지 않아도 되지만 여성들이

피임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자신에게 꼭 맞는 피임법을 찾기 위해서는 전문의약품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이임순 회장은 “전문의약품이 아니다보니 의사도 상담을 소홀히 하고 여성들도

자신에게 가장 알맞은 피임법을 찾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며 “여성들이 주체적으로

피임을 해서 원치 않는 임신을 막고 건강을 지키려면 장기적으로는 먹는 피임약도

사후피임약이나 다른 피임약처럼 전문의약품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말했다.

    소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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