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여자, 부츠 때문에 무좀 걸린다고?

부츠 안 습기가 원인 … 두세 켤레 돌려신고 건조시켜야

올 여름 운동화를 즐겨 신었던 대학생 K씨(여·22)는 어느날부터 발에 가려움을

느꼈다. 발에 작은 물집이 잡히고 가려워서 긁으니 진물이 조금씩 나왔다. 무좀이라는

것을 깨달은 그녀가 이후 운동화를 벗고 발 청결에 신경을 쓰자 가려움증이 사라졌다.

무좀이 완전히 떨어졌다고 생각한 그녀는 가을이 되자 부츠를 꺼내 신었다. 부츠를

신고 한 나절 밖에 나갔다 귀가하니 세상에, 엄지발가락만 뺀 나머지 발가락에 무좀이

빨갛고 징그럽게 달아올라 있었다.

깜짝 놀란 그녀는 그 뒤 하루에도 몇 번씩 발을 씻고 무좀약을 발랐지만 무좀이

없어지지 않아 고민이다. 부츠 때문에 무좀이 재발할 줄이야.

여성들이 좋아하는 패션 아이템 중 하나인 부츠가 가을-겨울에 여성 무좀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미니스커트와 반바지에 잘 어울리고 보온성까지 있어 매년 이맘때가

되면 여성들에게 사랑받는 부츠.

특히 올 가을에는 발목 복사뼈까지 올라오는 짧은 부츠인 ‘부티’까지 대유행하고

있어 부츠를 신는 여성들이 더욱 많아졌다.

그러나 멋스러운 부츠를 즐겨 신으면서 정작 발이나 부츠 관리에 소홀하면 무좀으로

고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중앙대병원 피부과 이갑석 교수는 “남자가 군대에서 행군 등을 하며 오랫동안

군화를 신고 있다가 무좀에 걸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여성도 발목까지 덮어 통풍이

안되는 부츠를 오래 신으면 무좀에 걸릴 위험이 있다”며 “무좀은 여름에 잘 생기지만

가을 겨울에도 부츠 속에 습한 환경이 조성되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무좀은 습기를 좋아한다. 부츠는 한 번 신으면 잘 벗지 않고 통풍도 잘 안되기

때문에 다른 신발에 비해 발가락-발바닥에 땀이 쉽게 찬다.

땀으로 피부의 맨 바깥인 각질층이 불어나고, 이 틈을 타 곰팡이가 불어난 각질을

분해하면서 발냄새를 유발하고 심한 경우 무좀 곰팡이가 기생하는 것이다.

강북삼성병원 피부과 김원석 교수는 “여러 무좀약이 있고 그 많은 피부과 의사가

있는데 왜 간단한 무좀 하나를 퇴치하지 못할까 생각할 수 있지만 이유는 곰팡이이기

때문”이라며 “곰팡이는 지구상에서 가장 질긴 생명체로 무좀 약을 바르고 발을

말리면 곰팡이는 잠시 숨어있을 뿐 잠시 방심하면 다시 부활한다”고 설명했다.

부츠로 인해 무좀에 걸리지 않으려면 무좀 곰팡이에 유리한 환경을 차단해야 한다.

무좀에 유리한 환경은 습기, 청결하지 않은 발, 무좀 약 중단 등이다.

이갑석 교수는 “집에 돌아온 뒤 부츠 안에 무좀을 예방하는 가루형 무좀약을

뿌리면 습기를 줄이고 무좀 곰팡이를 잡는 1석2조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여성은

볼이 좁은 구두를 오래 신어 발가락 사이 통풍이 특히 잘 안되므로 발을 깨끗이 씻은

뒤 항상 건조에 신경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습기를 줄이려면 신고 벗은 부츠는 깨끗하게 닦아 말리고, 두세 켤레를 번갈아

신는 것이 좋다. 부츠 안에 신문지를 말아 넣어 두면 습기가 흡수된다. 사무실 등

실내에서는 부츠를 벗고 실내화로 갈아신어 발을 말리자. 부츠 안에 커피 가루나

녹차팩 등을 넣어 두면 악취를 줄일 수 있다.

최근에는 가족 특히 아버지로부터 어린이와 여성에게로 감염되는 빈도도 증가하고

있으므로 가족 중 감염자가 있을 때는 빨리 치료하고 전염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곰팡이는 어디나 존재하므로 목욕탕이나 헬스클럽 등에서 맨발로 다니지 말고

공용 실내화도 신지 않는다.

김원석 교수는 “시중 항진균제는 크게 각질을 벗기는 종류, 진균 자체를 억제하거나

죽이는 종류로 구별할 수 있다”며 “각질을 벗기는 항진균제는 비교적 피부에 자극이

심하므로 물집형이나 짓무르는 형태의 무좀에서는 사용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소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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