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전유물? No! 어른도 맞아두면 좋은 백신 7가지

질병은 나이 구분않는 불청객… 예방접종하면 일단 안심

예방접종은 주로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접종 시기를 놓친 성인들은 모르고

지나칠 가능성이 높다. 미국 ABC뉴스 인터넷판은 14일 ‘미국질병통제센터(CDC)가

권고하는 성인예방접종 10종류’를 소개했다.

이에 앞서 마리 사바드 박사는 같은 날 ABC방송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미국

성인들 중 단 2%만이 백신접종으로 질병을 쉽게 예방하고 있다”면서 모든 어른이

접종해야 하는 5가지 종류의 예방백신을 소개했다.

한국은 미국과 달리 성인에게 특별히 권고하는 예방접종은 없다.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관리팀 보건연구사는 “영유아에 대한 표준예방접종 기준은 법령으로 제시돼

있지만 성인에 대해서는 법적 기준이 없이 권고하는 수준”이라며 “성인 중에서

어렸을 때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백신이거나, 관련된 질병을 앓지 않았다면 접종을

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어릴 때 빠트렸거나 항체 없다면 접종이 원칙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송윤미 교수는 “성인에 대한 예방접종은

연령에 따라 살았던 시대, 유행한 질병, 면역 등이 다르기 때문에 영유아처럼 일괄적인

적용을 하는 것이 어렵다”면서 “연령마다 접종을 권고하는 백신의 종류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한림대 의대 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 최민규 교수는 “성인이 스스로 예방백신을

접종하겠다며 병원에 오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면서 “예방백신을 접종해두면 예기치

않게 발병할 수 있는 질병을 미리 예방하는 효과가 있고, 더불어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10가지 예방백신 중 △홍역, 볼거리, 풍진 혼합백신 △수두백신 △폐렴백신은

어렸을 때 접종하는 것으로 성인에게는 권고하지 않는다.

다음은 미국 CDC가 권고한 예방백신 10종류 중 7가지를 국내 전문가의 자문으로

재구성, 한국인 기준 성인예방접종 권고사항으로 정리한 것이다.

40~50대 파상풍 감염 대비 백신접종 바람직

△파상풍 백신

파상풍은 몸에 상처가 생겨 이 안에 파상풍균이 증식하면서 전신의 근육이 뻣뻣해지며

경련이 일어나는 질병이다. 파상풍은 유병률이 낮지만, 치사율이 40% 정도 되기 때문에

예방접종이 중요하다.

과거엔 영유아일 때 파상풍, 디프테리아, 백일해를 한꺼번에 예방하는 백신을

접종했으나, 2006년부터는 파상풍에 대한 단일백신이 공급됐다. 수십 년 동안 파상풍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40, 50대 성인 남녀는 파상풍 백신접종을 권고한다.

△인체유두종 바이러스 백신

인체유두종 바이러스는 성 접촉에 의한 일반 감염과는 달리 성행위를 하는 모든

여성에게서 매우 흔하게 나타난다. 이는 한 명의 파트너와 성행위를 해도 쉽게 감염될

수 있다. 인체유두종 바이러스는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다.

미국에서는 26세 미만의 여성에게 백신접종을 권고한다. 성행위를 경험하기 전에

접종하면 예방효과가 높아진다.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가다실’은 미국에서는 2006년에

시판이 허가됐고, 한국에는 지난해 9월부터 판매되고 있다.

지난달 미국에서 가다실에 대한 이상반응을 공개하면서 한국에서도 가다실 부작용에 대한 논란이 이어졌다. 하지만,

미국질병통제센터에서는 "백신이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지는 않는다"고

밝혔고, 한국식품의약품안전청 역시 "현재로선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감기 닮은 A형간염 급증… 20대 면역력 갖춰야

△A형간염 백신

A형간염은 감기처럼 신체접촉을 했을 때나, 식중독처럼 바이러스에 오염된 음식물을

섭취했을 때 발생한다. 올해 들어 A형간염 발병률이 급증하고 있다. 올해 초부터

지난 4일까지 발생한 A형간염 환자는 2700명으로, 2003년 300명과 비교해 무려 9배나

껑충 뛰었다. 이들 중 80%는 20, 30대였다.

A형간염은 아직까지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예방접종을 통해 면역력을

갖추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20대에게는 필수적인 예방접종이지만, 30, 40대는

어릴 적부터 A형간염을 앓았을 확률이 높아 접종할 필요가 없다.

△B형간염 백신

B형간염은 혈청간염이라고도 불리는 염증성 간질환이다. B형간염은 감염자의 혈액이나

체액에 노출되면 전염된다. 하지만 컵 혹은 술잔 등의 타액에 의한 전염이나 일상생활에서

감염의 위험은 거의 없다. B형간염 예방접종은 영유아에겐 필수이지만, 성인은 항체가

있을 가능성이 높아 권하지 않는다.

미국선 55세이상 남녀 독감 예방주사 필수

△독감 백신

독감백신은 독감을 예방하기 위해 투여하는 인플루엔자 백신이다. 예방접종을

하면 60~90%까지 독감을 예방할 수 있다. 젊고 건강한 사람에게 감기는 스쳐지나가는

질병이지만, 나이가 많은 성인에게는 합병증을 일으켜 사망할 수도 있는 병이다.

때문에 미국에서는 55세 이상의 성인남녀는 반드시 독감백신을 접종할 것을 권고한다.

△수막구균 백신

수막구균은 유행성 수막염을 일으키는 급성 감염 질병이다. 환자나 보균자의 코나

목에서 나온 분비물을 통해 직접 감염된다. 과거엔 사망률이 50%였지만, 현재는 조기진단과

항생물질 사용으로 5~15% 수준이다.

수막구균 백신접종은 기숙사처럼 단체생활을 하는 청소년, 대학생에게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는 수막구균 백신이 없다. 기숙사 생활을 계획하는 유학생이라면

외국에서 백신을 접종할 것을 권고한다.

△대상포진 백신

대상포진은 대상포진 바이러스의 감염으로 일어나는 물집성 피부질환이다. 대상포진을

앓고 나면 피부에 상처가 남기도 한다. 사람은 누구나 이미 대상포진 바이러스를

갖고 있다. 대상포진 백신은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수준으로, 발병지속 기간을 단축하는

정도의 효과만 있다. 국내 전문가들은 대상포진은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이 아니기

때문에 면역기능이 약한 성인에게도 기본적으로 권고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질병에 걸리기 전에 미리 예방하자’는

예방의학 개념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미국질병관리본부는 지난 1일 60세 이상 성인이

대상포진 백신을 1회 접종하도록 하는 권고안을 채택했다. 한국에서도 대상포진 백신을

필요로 하는 성인이 많아진다면 백신 공급이 활성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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