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좀 봐야겠군”…내손이 바로 ‘병균창고’

‘손의 신비’의 저자인 미국의 존 네이피어 박사는 “손이 없었다면 인류의 진화도 없었다”고 단언했고, 옛 소련 출신의 미국 시인 조지프 브로드스키는 손을 가리켜 ‘정신의 칼날’이라고 칭송했다. 그러나 감염내과 전문의들에게 손은 그야말로 골칫덩이다. 손은 인체에서 미생물이 가장 많이 득실대는 ‘병균 창고’이며 그야말로 질병의 온상이라는 것.

감염내과 의사들은 온갖 물건과 접촉하는 손이 양말에 감싸인 발보다 훨씬 더럽다고 설명한다.

보건당국자들은 “손만 깨끗이, 제대로 씻으면 사스를 비롯한 전염병의 대부분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한다.

미국에서는 수억 원의 멸균 및 소독 장비를 들여놓지 않더라고 의료진이 손만 제대로 씻으면 병원 감염을 40∼50% 줄인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2003년 세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사스의 경우 어떻게 바이러스를 전파하는지에 대한 100% 답은 없다. 침방울을 통해서 전염되는 것은 분명하며 공기를 통해서 전염되는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변을 통해서 옮긴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러나 어느 경우든 손만 깨끗이 씻으면 대부분을 예방할 수 있으며 다른 전염병도 비슷하다는 것이다.

우선 침방울에 바이러스가 있는 경우 1∼2m 거리까지 튈 수 있지만 곧바로 코나 입으로 가는 경우는 드물다. 옷이나 몸에 묻었다가 손으로 무심코 이것을 만진 뒤 다시 입이나 코를 만져 감염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만약 공기를 통해서 전염된다면 침방울이 증발하고 난 뒤 안에 있는 바이러스와 뒤엉킨 먼지 입자가 공기 흐름을 따라 이동하게 된다. 이때에는 마스크를 끼어야 예방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에도 대부분은 몸이나 옷에 묻어 있다가 손을 통해 호흡기로 감염된다.

침방울이나 공기를 통해 전염되는 경우 N95 방진 마스크를 쓰면 확실히 예방이 되지만 환자와 그 가족, 의료인, 환자와 접촉하기 쉬운 사람, 공항 직원 등이 아니라면 굳이 이 마스크를 쓸 필요는 없다.

변을 통해 전염되는 경우에도 손 씻기의 중요성은 마찬가지다.

문제는 손을 제때 제대로 씻는 사람이 드물다는 것.

손은 △귀가 후 △식사 또는 조리 전 △화장실에서 나올 때에 반드시 씻어야 한다. 자주 씻을수록 좋으며 특히 노인이나 만성질환자는 수시로 씻도록 한다. 아이들에게도 적어도 귀가 후, 식사 전, 화장실 다녀올 때에 반드시 손을 씻도록 가르쳐야 한다.

손은 비누로 거품을 충분히 낸 다음 흐르는 물에 구석구석 씻어야 한다.

손깍지를 끼고 손가락 사이를 문질러야 하고 손가락으로 손바닥의 손금을 긁어주도록 한다.

손가락은 손바닥으로 감싸서 따로 씻어야 하며 특히 엄지를 깨끗이 씻는다. 손바닥 뿐 아니라 손등도 씻어야 하며 마지막으로 양손의 손톱을 맞닿게 해서 비벼주도록 한다.

의료진은 반지를 끼지 않는데 반지와 손가락의 틈새에 균이 살 수 있기 때문. 일반인은 손을 씻을 때 반지 쪽도 씻도록 한다.

손을 씻고 나서는 가급적 면 수건보다는 종이 타월로 닦는 게 좋다.

요즘 수도꼭지에 손을 대지 않는 자동 수도나 발로 페달을 밟으면 물이 나오는 수도를 사용하는 곳이 있는데 이는 모두 위생을 위해서다.

손을 씻고 수도꼭지를 잠그다 수도꼭지에 묻은 병균이 옮길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 손으로 얼굴을 만지는 습관이 있는 사람은 이 버릇을 없애야 한다. 아이들이 침을 묻혀 책장을 넘기는 버릇도 없애도록 한다.

뉴욕타임스는 손을 씻어야 하는데 물만 있고 비누가 없다면 손에 흙을 문지르라고 권고했다. 손이 더럽다는 생각 때문에 비누로 손을 씻게 될 때까지 손을 입에 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만큼 손은 병균 덩어리일 수 있다.

▼손씻기 요령

①손깍지를 끼고 손가락 사이를 씻는다.

②손가락으로 손바닥의 손금 부위를 긁는다.

③손바닥으로 손가락을 감싸서 따로 씻는다.

④손톱을 마주보게 해 비빈다.

⑤종이 타월로 닦는다.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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