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제, 언제 먹으면 가장 좋을까?

[노윤정 약사의 건강교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종합비타민, 오메가-3, 마그네슘, 유산균. 이렇게 네 가지를 먹는다면, 각각의 영양제는 언제 먹는 게 가장 좋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꾸준히 섭취 가능한 자기의 섭취 패턴을 찾으면 된다. 영양제의 역할은 꾸준한 섭취로 건강 상태 유지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또한, 영양제는 약이 아니므로 섭취 시간대나 섭취 간격 등에 관한 근거가 불충분해 각 성분의 작용방식 및 원료 특성을 고려해 섭취법을 제안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건강기능식품 섭취법에 하루 섭취량은 명확하지만, 섭취 시간은 없다. 체지방 감소 원료인 녹차 추출물은 위산 분비 또는 소화기를 자극하는 폴리페놀 성분이 많아 섭취 시 주의사항에 ‘식사후 섭취하십시오.’가 적혀있지만, 이 또한 섭취법에 표시되지 않아 정확한 내용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그럼, 영양제는 언제 섭취 하는 게 가장 좋을까?

◆ 에너지 생성에 필요한 비타민B군, 항산화제는 오전 섭취 권장
에너지 생성 및 이용에 필요한 비타민B군이나 항산화 시스템에 작용하는 비타민C, 코엔자임큐텐 등은 활동량이 많은 아침 또는 점심 식후에 섭취하는 것을 권한다. 특히 에너지 생성에 관여하는 비타민B군이나 코엔자임큐텐은 저녁 시간에 섭취하면 드물게 수면을 방해하는 경우가 있어 가능하면 낮에 섭취하는 것을 권한다. 비타민C, 셀레늄, 아연, 글루타치온 등 체내 항산화 시스템에 관여하는 성분이나 실리마린, 루테인 등 특정 기관을 보호하는 항산화 성분들 또한 낮 시간대 섭취하는 편이 유리하다. 항산화제는 활동량이 많은 시간대에 증가하는 산화적 스트레스 관리에 필요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저녁에 일하는 사람이라면 비타민B군이나 항산화제를 저녁 근무 시작 전 마지막 식사나 간식 섭취 후 활용하면 컨디션 관리에 더 효과적이다. 지용성 비타민과 코엔자임큐텐 등의 항산화 성분은 기름에 녹아서 흡수된다. 그래서 가능하면 영양제는 식후에 충분한 물과 함께 섭취하는 편이 활용 면에서 더 유리하다. 평소 아침 식사를 거르고 공복에 영양제를 먹는다면, 속쓰림 등 위장장애 예방을 위해서 꼭 충분한 물과 함께 섭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 식후 섭취 권장하는 오메가-3, 섭취 시간대 제약 없는 마그네슘
오메가-3 는 음식을 통해 얻은 기름과 함께 흡수 및 이동된다. 그래서 오메가-3는 공복보다 식후에 먹는 편이 활용 면에서 더 유리하다. 보통 아침, 점심, 저녁 중 저녁에 기름진 걸 많이 먹고 식사량도 많아 오메가-3의 섭취 시간으로 저녁 식후를 많이 권한다. 단, 다이어트 등으로 점심을 많이 먹고 저녁을 적게 먹는다면 오메가-3를 점심에 섭취해도 괜찮다. 오메가-3는 비타민처럼 즉각적인 기능을 발휘하는 영양소는 아니므로 섭취 시간보다 꾸준히 섭취하는 게 더 중요하다.

현대인의 스트레스 및 잦은 눈 밑 떨림 관리 목적으로 많이 먹는 마그네슘 또한 특별히 섭취 시간 제약은 없다. 대신, 마그네슘이 신경을 안정시키고 근육 이완에 필요한 미네랄이라는 점에서 저녁에 섭취하면 수면에 도움을 받는 사람이 많아, 주로 저녁 섭취를 권한다. 평소 변비가 있다면 저녁에 마그네슘을 먹는 것이 배변 활동 개선에도 도움 될 수 있다. 흡수되지 않고 장에 남은 마그네슘이 장 내에서 수분함유량을 늘려 변을 무르게 해 변비를 개선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평소 묽은 변을 자주 보던 사람이라면 마그네슘 섭취 후 변이 더 묽어질 수 있다. 이럴 땐 마그네슘 섭취량을 줄여야 한다. 마그네슘 상한섭취량은 350 mg 이지만, 개인차로 이보다 낮은 함량에서도 묽은 변이나 설사가 발생할 수 있다.

◆ 공복 또는 식후 섭취보다 꾸준한 섭취가 더 중요한 프로바이오틱스
21년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발표한 ‘식의약 바로알기’ 보도자료에서는 프로바이오틱스 섭취법으로 위산이 중화된 식후 섭취를 권장한다. 이 시간이 프로바이오틱스의 소화효소 자극을 줄여 장까지 생존해 도달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온라인상에서는 같은 이유로 공복 섭취를 권하는 정보가 더 많다. 그럼 실제 프로바이오틱스를 활용한 인체적용시험에서는 ‘언제’ 섭취했을까?

다수의 논문을 보면, 실험방법에 하루 총 섭취량이나 횟수, 섭취 기간은 명확하게 표시된다. 그러나 섭취 시간이 없어, 아침 또는 저녁 섭취인지, 식후나 식전 또는 공복에 먹는지 등에 관한 정보를 알 수 없는 경우가 더 많았다. 프로바이오틱스는 본래 우리의 장에 살던 균들의 조성을 바꿔 장내 환경을 변화시킴으로써 생리적 기능을 개선한다. 그런데, 사람마다 건강 상태 또는 식습관 등의 편차로 기존 장내균총 구성이 달라 섭취 후 불편 증상이 개선되는 시간의 편차 또한 매우 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프로바이오틱스 활용에서 제일 중요한 건 ‘오늘 내가 프로바이오틱스는 언제 먹느냐?’ 보다 ‘꾸준히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했느냐?’다. 아침 공복 섭취를 지키다 프로바이오틱스 먹는 걸 자주 놓치는 것보다, 잘 챙길 수 있는 저녁 식후가 더 나은 섭취법일 수 있다는 뜻이다.

    노윤정 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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