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 확진 6천명 넘었다.. ‘성병’ 오해할 수도

영국-스페인-독일 확진자 1천명 돌파... 성기-항문 주변 병변 주목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6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조기 발견을 위해 주요 증상을 잘 파악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의 조언이다. [사진=게티이미지]

세계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감염병인 원숭이두창(monkeypox) 확진자가 6000명을 넘어섰다. 이틀 만에 1000명 이상이 느는 등 증가 속도가 가빠르다. 지난 5월 6일 영국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두 달이 채 안 돼 6000명을 돌파한 것이다.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ourworldindata)에 따르면 전세계 원숭이두창 확진자는 6178명(1일 현재)을 기록했다. 불과 이틀 전인 6월 29일 5155명에서 1023명이 늘어났다. 유럽이 확산세를 주도하는 모양새다. 영국(1236명)에 이어 스페인(1196명), 독일(1054명)도 확진자 1000명을 넘었다. 이어 프랑스 498명, 포르투갈 402명 등이다. 한스 클루주 세계보건기구(WHO) 유럽사무소장은 1일 “유럽은 현재 세계 원숭이두창 확산의 중심지”라며 ”최근 2주 새 유럽 내 원숭이두창 감염자 수가 3배가량 늘었다“며 긴급조치 시행을 촉구했다.

원숭이두창은 유럽 지역 어린이·임신부에게도 번지고 있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영국, 스페인, 프랑스 등에서 어린이·임신부, 면역 저하자가 감염된 것으로 확인돼 일반 성인 외 취약계층에서도 지속적인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한편 지금까지 알려진 원숭이두창의 주요 증상과 다른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목, 팔다리 등에 주로 나타났던 피부 병변이 성기와 항문 주변 병변에 더 많아 자칫 일반 성병으로 오해해 지나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제 학술지인 랜싯(Lancet) 감염병 저널에 1일 발표된 영국 의료팀의 논문에 따르면 원숭이두창 증상이 헤르페스나 매독과 같은 일반 성병과 비슷해서 정확한 진단을 못하고 놓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지난 5월 중순 영국 런던의 의료기관을 방문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검사한 결과, 54명이 원숭이두창에 확진됐고 평균 나이는 41세였다. 확진자 모두 피부병변이 나타났고 94%는 병변이 항문과 생식기 주변에 있었다. 67%가 피로감을 호소했고 57%만 열이 있었다. 이전 원숭이두창 감염자들은 대부분이 열이 났고 얼굴, 목, 팔다리 등에 피부 병변이 더 많았다. 그런데 이번 연구결과에서는 절반이 조금 넘는 확진자들만 열을 호소했다.

원숭이두창은 성관계 뿐 아니라 의심 환자와의 밀접 접촉으로 위험도가 높아진다. 확률은 낮지만 피부 접촉, 옷 등을 통해서도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 가족 간의 접촉을 통해 어린이와 임신부 등도 감염될 수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논문에서 언급된 확진자들은 이전 원숭이두창의 주요 증상의 기준을 충족하지 않는 경우가 상당수였다는 것이다. 원숭이두창을 조기 발견하기 위해 증상을 다시 정리해서 발표해야 한다는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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