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고 아파서 우울” 남성에서 더욱 심각

복합 만성질환 男 노인, 女 대비 우울증 위험 1.2배 ↑

고통스러워하는 노년기 남성
여러 만성질환을 동시에 앓고 있는 남성 노인의 우울증이 여성 대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JV_PHOTO/게티이미지뱅크]
여러 만성질환을 동시에 앓고 있는 남성 노인은 여성 노인보다 우울증에 빠질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 등 다양한 만성질환을 동시에 앓고 있는 것을 ‘복합 만성질환’이라고 한다. 선행 연구에 의하면 만성질환이 1개인 환자보다 2개 이상인 환자가 우울감을 느낄 위험이 높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성별도 영향을 미친다. 복합 만성질환이 있는 노인 환자가 남성이면 우울증 유병 위험이 더욱 높았다.

을지대 의료경영학과 황서연 학생(4학년)과 남진영 교수(지도교수)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역학과 건강(Epidemiology and Health)≫에 최근 발표한 논문(한국 노인의 복합 만성질환과 우울증의 연관성에 대한 성별의 차이) 내용이다.

연구팀은 2011~2017년 복합 만성질환을 앓는 65세 이상 노인 3만 138명을 대상으로 우울증 유병률을 분석했다.

그 결과, 복합 만성질환이 있는 노인은 없는 노인보다 우울증 위험이 남성은 2.1배, 여성은 1.9배 높았다.

또, 여성 노인보다는 남성 노인이 우울증을 경험할 위험이 1.2배 더 높았다.

만성질환 개수가 늘어날수록 우울증 위험이 높아졌는데, 여성 노인보다 남성 노인에서 더욱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연령별로는 젊은 노인일수록 우울증 위험이 높았다. 연령대가 낮은 노인(65~69세)은 복합 만성질환이 없는 동일 연령대 노인보다 우울증 위험이 남성은 2.6배, 여성은 2.3배 높았다.

논문 저자인 황서연 씨는 “노인의 복합 만성질환과 우울증 관계에 성별이 영향을 미친다”며 “성별을 고려한 우울증 치료 방안이 모색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남진영 교수도 “노인들의 수명 향상을 위해 성별 차이를 고려한 보건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개인 맞춤형 의료시대가 열리면서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치료를 적용하는 것보다 성별, 생애주기, 유전자, 환경 차이 등에 따른 치료 방안과 의료 정책을 마련하는 일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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