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실에 둔 ‘이것’, 만성질환 유발한다?

희미한 빛에 노출된 채 잠을 자는 노인들이 비만, 당뇨병, 고혈압의 유병률과 상관관계가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침실의 스탠드를 끄고 어둡게 하는 것은 숙면을 취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세 가지 주요 건강 문제가 발생할 확률을 현저히 낮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잘 밤에 야간 스탠드를 사용하거나 TV, 스마트폰, 태블릿을 침실에서 사용하는 노인들이 밤에 빛을 전혀 받지 않은 성인들에 비해 비만과 당뇨병, 고혈압이 있을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22일(현지시간) 수면연구학회(SRS)의 학술지 《수면》에 발표된 미국 노스웨스턴대 파인버그의대의 김민지 교수(신경학)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미국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보도한 내용이다.

연구진은 시카고건강노화연구(CHAS)에 참여한 63세~84세 노인 550명에게 일주일 동안 침실에서 빛의 양을 양을 측정하는 장치를 착용케 하고 완전히 어둠 속에서 잠자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조사했다. 완전한 어둠 속에서 5시간을 자는 사람이 전체의 절반이 채 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사람들은 하루 중 가장 깜깜한 그 시간에도 약간의 빛에 노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렇게 희미한 빛에 노출된 채 잠을 자는 노인들이 비만, 당뇨병, 고혈압의 유병률과 상관관계가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비만, 당뇨병, 고혈압이 불을 켜 놓고 잠을 자게 유도하는지 아니면 야간조명이 그들의 건강상태를 악화시킨 것인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당뇨로 인해 발이 저리는 노인들이 밤에 화장실을 이용할 때 낙상 예방을 위해 야간조명을 사용할 수는 있다고 봤다.

논문의 제1저자인 김민지 교수는 수면 중 빛에 노출되는 것이 이러한 건강 상태를 유발한다는 것을 증명한 것은 아니지만 상관관계가 있음을 보여줬다면서 “밤에 아주 적은 양의 빛도 해로울 수 있다”고 말했다. “빛은 우리 몸에 낮과 밤을 구별하게 해주는 뇌의 일부에 신호를 주는데 그 신호가 망가지면 우리 건강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신진대사와 심장병을 일으킬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번 연구를 검토한 메릴랜드대 의대의 에머슨 위크와이어 교수(수면의학)는 “밤에 빛에 노출되면 특히 노인의 경우 세계적으로 가장 흔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만성질환인 비만과 당뇨, 그리고 주요 심혈관계 위험인자인 고혈압의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것을 보여준 연구”라고 평가했다. 그는 그 원인으로 첫째 밤에 빛을 비추면 생체시계에 이상이 생겨 일주기 건강에 이상이 생기고, 둘째 항염증 및 항산화 작용과 관련된 멜라토닌 분비를 감소시키고, 셋째 생리적 스트레스를 증가시키기 때문이라고 봤다.

위크와이어 교수는 수면이 제공하는 모든 이점을 누리기 위해선 “수면을 취하는 공간을 신성한 공간으로 만들라”고 조언했다. 시원하고 어둡고 조용하고 깔끔한 공간으로 유지하라는 것. 김 교수 연구진도 건강을 위해 다음과 같은 수면환경을 유지할 것을 조언했다.

-조명을 켜지 말라.

-안전을 위해 조명이 필요하다면 바닥 가까이 낮은 곳에 최대한 희미하게 설치하라…

-뇌에 덜 자극적인 호박색이나 적색과 주황색 빛으로 하고 흰색이나 파란색 빛은 피하라.

-실외 조명을 조절할 수 없다면, 블랙아웃 차양을 사용하거나 안대를 사용하라.

-당신의 얼굴에 실외 빛이 비치지 않도록 침대 위치를 바꾸라.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academic.oup.com/sleep/advance-article-abstract/doi/10.1093/sleep/zsac130/6608953?login=false)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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