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부 올가을 ‘1억 명 감염’ 주장하는 이유는?

10일 오전 서울역 광장에 있는 코로나19 선별검사소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주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올 가을과 겨울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미국에서만 1억 명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발표해 충격을 안겼다.

현재 미국 인구의 70%가 백신 접종을 완료했고, 12세 이상 인구의 50% 가량은 부스터샷 접종까지 받았다.

여기에 최근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미국인 5명 중 3명은 코로나19 감염 이력을 의미하는 항체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인구의 상당수가 자연 면역력을 갖고 있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가 올하반기에 자국민의 3분의1에 해당하는 인구가 감염될 것으로 예측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부 미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추운 날씨로 인한 면역력 저하와 실내 활동 증가, 나날이 세지는 코로나19의 전파력 등을 수학적 모델로 추산했을 때 1억 명 감염에 도달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년 반 동안 예측이 여러 차례 빗나갔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예측이 맞지 않을 여러 변수들 역시 존재한다. 바이든 정부는 연방의회가 코로나 검사, 백신, 치료제 등을 위한 예산 225억 달러(약 28조 원) 지원을 거부하면서 1억 명 감염 가능성을 주장했다. 코로나 대응을 위한 자금 지원이 줄어들면 진단검사 인원이 줄어 코로나19가 크게 확산되며 중증환자의 치료 비율도 낮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자금 지원을 하지 않을 시의 예상 수치로, 이에 대한 구체적인 데이터가 제시되지는 않았다.

바이든 정부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전문가 의견도 있다.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 캠퍼스 감염병 전문가인 피터 친-홍 박사는 ABC뉴스를 통해 “일부 취약계층은 비용 때문에 백신 접종이나 치료를 받지 못할 것”이라며 “의료비 부담이 생기면 치료를 멀리하게 된다”고 말했다. 코로나 관련 예산이 줄면 감염자와 위중증 환자가 늘어나게 된다는 설명이다.

1억 명까진 아니더라도 가을이 되면 계절적 요인 등의 영향으로 확진자가 늘어날 수 있는 만큼 하반기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는 전문가 의견들도 있다. 백신 접종은 광범위하고 가벼운 감염을 막을 순 없지만 심각한 증상으로 이어지는 것을 차단하는 효과는 유효하다는 것.

올 하반기 미국에서 1억 명의 감염자가 발생한다고 가정하더라도 1억 명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일지는 아직 섣부르게 해석하기 어렵다. 일부 전문가들은 코로나 엔데믹(풍토병)으로 이행되는 과정으로 해석하고 있고, 또 다른 전문가들은 확진자 발생에 비례해 위중증 환자도 늘어난다는 점에서 팬데믹의 연장선으로 보고 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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