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약 ‘자디앙’, 심부전의 새 치료 옵션으로 등장

[사진=magicmine/게티이미지뱅크]
심장에 구조적·기능적 문제가 있어 혈액이 신체 곳곳으로 제대로 흐르지 못하는 상태를 ‘심부전’이라고 한다. 초기에는 증상이 잘 없다가 점점 숨이 차고 극심한 호흡곤란이 나타난다.

치명률이 매우 높은 질환이기도 하다.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최동주 교수는 “미국 조사에 따르면 심부전 환자의 50%가 5년 내에 사망하는 높은 치명률을 보인다”며 “국내에서도 고령화로 유병률이 상승했고 사망률 또한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매년 국내에서만 500명 이상의 심부전 환자가 발생하고 200명 이상이 사망하고 있다.

이처럼 심부전 환자의 높은 미충족 수요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치료 옵션이 필요한 가운데, 최근 한국베링거인겔하임과 한국릴리의 당뇨병치료제인 ‘자디앙(성분명: 엠파글리플로진)’이 적응증을 확대해 만성 심부전 환자에게도 사용 가능하게 됐다.

SGLT2 억제제인 자디앙의 유의미한 임상 결과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게재되면서 유럽심장학회(ESC)는 올해 가이드라인에 엠파글리플로진과 다파글리플로진 등 SGLT2 억제제를 권고 수준 1등급으로 제시했다.

국내에서는 지난 11월 23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좌실심 수축기능이 저하된 만성 심부전 환자에 대한 자디앙 사용을 승인했다.

고대구로병원 순환기내과 김응주 교수는 “자디앙은 임상연구를 통해 심혈관계 사망 위험과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을 일관되게 감소시켰으며, 신장질환 발생 위험 역시 떨어뜨린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자디앙 적용 그룹은 위약군 대비 심혈관계 사망 및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위험이 25% 감소했고, 심부전으로 인한 첫 입원 또는 반복적 입원의 위험 역시 30% 줄였다. 신기능 저하의 지표인 사구체 여과율의 감소는 위약군 대비 지연됐고, 밀기신장질환과 심각한 신기능 손상 등 신장복합평가지표에서는 상대적 위험률이 50% 감소했다.

자디앙의 심부전 치료제로써의 가능성을 보여준 이번 임상연구는 대상자의 18%가 아시아인으로, 한국인 93명이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는 더욱 고무적인 연구 결과이기도 하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순환기내과 최성훈 교수는 “자디앙은 ARNI나 MRA 계열 치료제의 기전과 독립적인 효과를 보여주었고,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인에서도 일관된 임상적 혜택을 보였다”고 말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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