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팬데믹 막으려면 ‘동물 연구’ 중요한 이유

[사진=Farknot_Architect/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는 사람뿐 아니라 동물에게도 감염되는 인수공통감염병이다. 그래서 사람, 바이러스뿐 아니라 동물과 그들의 서식지까지도 코로나19의 연구 범위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원 헬스(one health)’ 연구가 주목 받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원 헬스는 사람, 동물, 환경의 관계를 연구해 인간이 최적의 건강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찾는 다학제적 접근 방법이다.

현재 백신 접종과 마스크 착용 등 여러 방역수칙으로 사람 간 감염을 줄여나가는 방안을 찾고 있지만, 원 헬스 연구자들은 바이러스가 사람과 동물 사이를 오간다는 사실을 간과하면 코로나 종식을 이루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동물 감염이 늘어나면 바이러스가 장기 거주할 장소가 생기는데다 새로운 돌연변이가 출현할 기회도 많아지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사람 사이에 쉽게 감염되듯, 동물에서 사람으로도 쉽게 전파가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박쥐에서 시작됐을 것이라는 가설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력한 기원설 중 하나인데다, 덴마크 밍크농장에서 밍크로부터 사람으로 바이러스가 전염되는 사례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 있는 부분 역시 아니다.

동물에서 사람으로의 감염보다는 사람에서 동물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사례가 상대적으로 많이 보고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미국 중부 지역에 서식하는 사슴들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됐다.

야생동물은 이동 반경이 넓고 움직임이 많다. 사람 역시 교통의 발달로 하룻밤 사이에 지구 반대편으로 이동 가능할 만큼 활동 반경이 크다. 따라서 감염병 가능성이 높은 동물과 고위험 지역을 식별하는 일이 중요하다.

그래서 연구자들은 급작스러운 환경변화로 동물과 사람의 접촉 가능성이 높아지는 지역들에 주목하고 있다. 대규모 삼림 채벌 혹은 토지 사용 변경 등으로 야생동물이 사람의 서식지역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높은 곳들이다. 이런 지역들은 야생동물에 기생하던 병원균이 사람으로 옮겨올 확률이 다른 지역들보다 상대적으로 높다.

가령 중국, 인도, 방글라데시 등에는 산업 개발로 숲이 파괴되거나 농장 등의 확장으로 사람의 거주지역이 박쥐의 서식지와 가까워지는 상황들이 벌어지고 있다. 관박쥐 서식지가 대표적인데, 이 박쥐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저장고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지역에서는 바이러스가 동물에서 사람으로 직접 감염되거나 중간 매개체를 거쳐 전파될 수 있다. 실질적으로 방글라데시에서는 사람들이 박쥐를 통해 니파 바이러스에 감염됐고, 호주에서는 박쥐에서 중간 매개체인 말을 거쳐 사람에게 헨드라 바이러스가 전파됐다.

즉, 고위험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야생동물과 접촉할 때는 보호 장비를 잘 착용하는 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의사, 수의사, 삼림이나 토지 전문가, 환경 전문가 등이 팀을 이룬 다학제 간 연구도 보다 적극적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게 원 헬스 연구자들의 설명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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