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항우울제 플루복사민, 코로나 입원 32% 줄여(연구)

값싼 항우울제가 코로나-19 감염자의 입원율을 약 3분의 1 줄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값싼 항우울제 ‘플루복사민(fluvoxamine)’이 코로나-19 환자의 입원율을 상당 폭 줄일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워싱턴대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값싸고 널리 이용할 수 있는 항우울제 플루복사민이 코로나 환자의 입원율을 약 32% 감소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플루복사민(성분명)은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 계열의 약물로 1990년대부터 우울증, 강박 장애 등의 치료제로 쓰였다. 상품명은 듀미록스 또는 루복스다.

이 약물은 10일 분에 4달러(약 4680원)에 불과하다. 이에 비해 항체 IV 치료비는 약 2000달러(약 234만 원)이고, 머크사의 코로나-19 실험용 항바이러스제 치료비는 코스 당 약 700달러(약 81만 9000원)이다.

따라서 플루복사민은 백신 접종률이 낮고 코로나-19 선진 치료법이 부족한 가난한 나라들의 상황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기대했다.

연구팀은 브라질에서 코로나-19 감염에 양성 반응을 보인 외래 환자 약 1500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수행했다. 이들은 코로나 백신을 접종 받지 않았고 중증 위험이 높은 것으로 판단됐다. 연구팀은 환자 741명에게 플루복사민을 투여했고, 대조군인 환자 756명에게는 가짜약을 투여해 28일 동안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플루복사민을 투여 받은 그룹은 가짜약을 투여 받은 그룹보다 입원율이 약 32%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플루복사민 투여 그룹에서는 1명이 사망한 데 비해, 가짜약 투여 그룹에서는 12명이 사망했다.

플루복사민 임상시험은 병원 밖 코로나-19 치료의 가능성을 테스트하기 위해 2020년 5월에 시작된 대규모 투게더(TOGETHER) 임상시험의 일부였다. 연구팀은 항염 효과 때문에 이 약물을 선택했다. 코로나-19가 발병할 경우, 환자의 면역 체계는 위험한 염증성 ‘사이토카인 폭풍’을 일으킬 수 있다.

연구의 공동 저자인 안젤라 라이어슨 워싱턴대 부교수(정신과)는 “플루복사민은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해 생기는 사이토카인이라는 염증 분자의 생성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투게더 임상시험의 공동 연구책임자인 에드워드 밀스 캐나다 맥마스터대 교수(보건연구방법, 증거 및 영향)에 의하면 현재까지 플루복사민은 조기에 투여하면 코로나-19가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이 되지 않게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치료법이다. 또 이는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 중 하나가 될 수 있으며, 그 효과는 팬데믹이 발생한 이후 가장 중요한 발견 중 하나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를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국립보건원에 제출했다. 이 연구 결과는 학술지 ≪란셋 글로벌 헬스(The Lancet Global Health)≫ 온라인판에 실렸고 미국 건강매체 ‘헬스데이’와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소개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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