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벨 울리면 불안…사회불안장애일까?

[사진=Deagreez/게티이미지뱅크]
젊은층일수록 전화 통화를 선호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통화하기 싫은 수준을 넘어 불안감과 공포감을 느낀다면 이는 ‘사회불안장애’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인터넷과 휴대전화 사용에 친숙한 MZ세대는 직접 통화하는 것보다 메시지 주고받기를 선호한다. 이는 ‘콜 포비아(call phobia)’ 현상으로 불리는데, 남과 통화하는 것을 불편해하거나 어색해하는 세대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그런데 전화벨 소리만 들어도 심장이 뛰고 불안해진다면 이는 사회공포증으로 볼 수 있다. 단순 혐오부터 심각한 불안장애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나타난다.

전화 통화와 관련한 사회불안장애는 전화 통화를 할 때 자신이 능숙하게 대처하지 못할까봐, 혹은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하게 될까봐 걱정이 돼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심리학자들은 전화 통화가 커뮤니케이션의 본질과 차이가 있기 때문에 불안감을 일으킨다고 설명한다.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할 때 우리는 시각적 요인에 많이 의지한다. 의사소통의 90%가 ‘비언어적 요소’에 의해 일어난다는 분석이 있을 만큼, 시각에 크게 의존한다는 것. 표정이나 제스처 등을 통해 상대의 감정까지 유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전화는 100% 구두로 이루어진다. 미국 립스콤대 분쟁관리연구소의 제프 톰슨 박사에 따르면 대화를 나눌 땐 동작, 표정, 눈의 움직임 등을 통해 비언어적인 의사소통을 하고, 이러한 비언어적 요소와 언어적 메시지가 서로 일치하는지를 살핀다. 하지만 전화상으로는 이러한 문맥들을 읽을 수 없기 때문에 불안이 치솟게 된다는 것.

그렇다면 전화 통화에 대한 공포는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심리학자들은 대부분의 두려움이나 공포증과 마찬가지로, 인지행동치료와 점진적인 노출 치료 등을 통해 극복해나갈 수 있다고 설명한다. 점진적인 노출 치료는 자신이 불안을 느끼는 요인과 접촉하는 빈도를 높이는 것이다. 가령,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점진적으로 좀 더 높은 장소에 올라가보는 방법으로 이를 극복해나가는 치료를 한다.

또한, 미국 소비자 정신건강 커뮤니티인 ‘헬시플레이스’에 따르면 왜 전화 통화가 자신의 안전지대를 침범하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막연한 혐오감이나 공포감을 느끼기보다는 구체적인 이유 한두 가지를 찾는 것이 좋다는 것.

심리학자들은 ‘독심술’은 금물이라는 점도 강조한다. 전화 통화에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은 자신이 서투르게 대응했다고 느낄 때 상대가 자신을 나쁘게 평가할 것이라는 성급한 결론을 내리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사람들은 전화 통화를 할 때 자신의 대응 방식에 집중하지 말고, 상대의 말에 집중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 상대의 말에 귀를 기울일수록 적절한 대응이 가능해진다.

전화를 끊은 뒤에는 통화 내용 밖으로 빠져나와야 한다. 통화가 종료됐다는 것은 상대와의 대화 역시 종료됐다는 의미다. 몇 가지 실수를 한 것 같아도 이를 되풀이해 생각할 필요가 없다. 반복하며 이를 떠올릴수록 자신의 실수에 더욱 초조해질 수 있다. 전화를 끊고 나면 과감하게 다른 일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

통화하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자신을 한심하게 여길 필요도 없다. 이는 요즘 젊은층에서 생각보다 흔하게 발생하는 현상이다. 변화하고 있는 시대의 반영이기도 하니 스스로를 너무 비판하지 않도록 한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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