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좋은 음식이 ‘독’이 되는 경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폭염이 이어지면서 시원한 과일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채소와 과일은 몸에 좋은 음식으로 잘 알려져 있다. 고혈압, 혈관 질환, 대장암 예방 등을 위해 육류를 절제하고 채소와 과일을 자주 먹으라는 말을 귀가 따갑게 듣고 있다. 몸속 세포의 손상과 노화를 늦추는 항산화 효과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몸에 좋은 음식이 ‘독’이 되는 경우가 있다. 왜 그럴까?

◆ 참외, 토마토, 상추.. 과일-채소를 조심해야 하는 사람들

과일과 채소는 칼륨이 풍부해 몸속 나트륨을 배출해 혈압 조절에 좋다. 하지만 신장(콩팥) 기능이 떨어진 사람이 과다 섭취하면 위험할 수 있다. 만성 신장질환 환자는 ‘고칼륨혈증’에 빠져 근육이 마비되고 손발이 저릴 수 있다. 혈압이 떨어지고 부정맥이 생기는 등 심장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칼륨은 참외, 바나나, 토마토, 오렌지 등과 근대, 시금치, 당근, 상추 등 녹황색 채소에 많이 들어 있다.

질병관리청 의학정보를 보면 만성 신부전 환자는 염분을 적게 섭취하고 단백질과 칼륨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 식사법은 의사, 임상영영사와 꼭 상의해야 한다. 칼륨이 많은 채소는 데쳐서 먹어야 한다. 채소를 잘게 썰어 따뜻한 물에 2시간 이상 담근 후 새 물에 헹구기를 몇 번 반복한다. 이어 삶아서 물은 버리고 남은 채소만 먹는다. 물에 장시간 담그거나 데치면 칼륨이 빠져 나가 칼륨량을 줄일 수 있다.

◆ 어, 뜻밖이네.. 당근, 고구마, 호박, 시금치가 해로운 경우

고구마, 당근, 호박, 시금치 등 녹황색 채소와 과일은 베타카로틴(β-Carotene) 성분이 많아 폐 기능 증진 및 항암 효과가 있다. 하지만 국가암정보센터 암 정보를 보면  폐암 예방 목적으로 베타카로틴을 ‘필요이상’ 섭취하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 건강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흡연자는 베타카로틴이 많은 음식들이 오히려 폐암 발생을 높일 수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가장 확실한 폐암 예방법은 현재까지는 금연뿐이다. 일반 식사를 하면서 토마토, 양배추, 브로콜리 등 다른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먹어 영양의 균형을 유지하고 몸의 저항력을 기르는 것이 최선이다.

◆ “아깝다고 망설이지 마세요”  호두, 아몬드, 땅콩을 버려야 하는 경우

요즘처럼 덥고 습한 날씨에도 견과류를 사무실이나 거실 등 상온에 보관하는 사람이 있다. 심심풀이 간식으로 먹기 위해서다. 하지만 여름에는 위험하다. 견과류 속 지방은 온도와 습도에 매우 민감해 쉽게 산화되어 아플라톡신 같은 독소가 생기기 쉽다. 아플라톡신은 발암물질로 간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 가열해도 없어지지 않는다. 견과류는 쓴맛이 나는 등 맛이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버리는 게 안전하다. 밀봉해서 냉장이나 냉동 보관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정기적으로 견과류 제품을 검사해 아플라톡신 기준치를 초과한 것은 판매 중단 및 회수 조치하고 있다.

◆ 감자가 ‘독’이 되는 경우

국립농업과학원 식품정보를 보면 감자에는 독성 화합물(글리코알칼로이드)이 들어 있다. 솔라닌, 차코닌 성분이 주로 관여한다. 감자의 싹이 돋는 부분에 솔라닌이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싹이 나거나 빛이 푸르게 변한 감자는 먹지 않는 게 좋다. 감자에 싹이 올라 있으면 씨눈을 깊이 도려내고 사용해야 한다. 꺼림칙하다면 아예 버리는 게 안전하다.

◆ 곰팡이 핀 음식.. “과감하게 버리세요”

요즘 같은 날씨에는 음식을 상온에 두면 곰팡이가 쉽게 생길 수 있다. 아깝다고 곰팡이 부분만 떼어내고 먹어도 될까? 음식 일부에 곰팡이가 생겼더라도 보이지 않는 다른 곳에도 침투했을 가능성이 있다. 귤 한쪽에 생긴 녹색 곰팡이, 푸른곰팡이는 귤 깊숙이 침투했을 수 있다. 아깝더라도 통째로 버리는 게 안전하다. 곰팡이가 생길 정도면 식중독 균 등 다른 균이 퍼져 있을 위험성도 있다. 여름에는 한꺼번에 많은 양의 음식을 사지 말고 적정량만 구입하는 게 좋다. 냉장고만 믿고 오래 보관했다가 탈이 날 수도 있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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