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숙한 얼굴 알아보는 능력…비밀은 측두엽? (연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알고 있는 얼굴을 접할 때 우리는 친근감을 느낀다. 뇌는 어떻게 친숙한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는 것일까. 이는 오랫동안 신경과학에서 중요한 문제로 간주됐으나 답은 발견하지 못했다.

최근 ‘사이언스’에 발표된 새로운 연구에서 처음으로 얼굴의 식별을 책임지는 새로운 종류의 세포의 발견이 보고됐다. 이 연구에 의하면 아는 사람의 얼굴을 식별하기 위한 목적으로 뇌의 특정한 부분이 작동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발견은 정보를 처리하기 위해 뇌의 다양한 영역들이 서로 소통해야 한다는 신경과학의 일반적인 상식에 어긋난다.

책임 저자인 미국 록펠러대 윈리히 프라이왈드 교수(신경과학)는 얼굴 인식과 기억을 연결할 수 있는 세포에서 ‘할머니 뉴런’과 가장 가까운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할머니 뉴런’이란 뇌과학에서 논란이 되는 개념이다. ‘할머니 뉴런’은 시각적 처리과정과 사람의 기억을 연결하는 단일한 세포가 존재할지 모른다는 개념으로 제안 됐으나 아직까지 찾아내지 못했다. 그래서 다른 과학자의 주장을 비웃고 싶을 때 ‘또 다른 할머니 뉴런’, 즉 입증되지 않은 이론으로 치부하곤 한다.

연구에서는 영장류인 마카크 원숭이의 뇌 뉴런에서 나오는 전기적 신호를 기능적 자기공명영상으로 기록했다. 연구팀은 원숭이들이 아는 사람과 알지 못하는 사람을 각 몇 명씩 얼굴 사진을 보여주었다. 그 결과, 뇌 측두엽의 뉴런이 친숙한 얼굴을 찾아내는 역할, 아는 얼굴과 낯선 얼굴을 구분하는 능력에 관계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원숭이는 스크린을 통해 여러 번 봤으나 잘 모르는 사람의 얼굴보다 개인적으로 친숙한 사람의 얼굴을 접했을 때 3배 더 강한 신경반응을 나타냈다.

이는 누군가를 직접적으로 아는 것의 중요성을 보여준다고 풀이될 수 있다. 오늘날 온라인을 통한 상호작용이 늘어났어도 화면에서 접하는 얼굴은 우리가 직접 대면한 얼굴과 똑같은 신경 활동을 일으키지 않을 수도 있다.

과학자들은 이런 정보를 바탕으로 뇌 세포들이 어떻게 친숙한 얼굴을 암호화하는지 조사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이 부위가 뇌의 다른 부분과 어떻게 연결되고, 새로운 얼굴이 등장하면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알 수 있는 경로가 생긴 셈이다.

    이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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