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도 사람처럼 ‘맥락 있는 질투심’ 느낀다 (연구)

[사진=Aleksandr Zotov/gettyimagesbank]
질투심은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 중 하나다. 이는 사회적인 맥락 내에서 발현되는 감정인데, 같은 맥락에서 개들도 질투심을 표현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질투심은 사회적 위협 요인을 감지하기 위해 형성된 감정으로 해석된다. 자신의 연인과 시시덕거리는 상대를 보면 질투심이 들게 되는데, 이는 자신과 연인 관계를 위협하는 요인을 감지했다는 의미다.

최근 국제학술지 ‘심리 과학(Psychological Science)저널’에 새롭게 실린 뉴질랜드 오클랜드 공과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개들도 이러한 맥락에서 질투심을 느낀다.

앞선 논문들에서도 개가 질투심을 느낀다는 사실이 실험을 통해 확인된 바 있다. 지난 2018년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실린 연구에서는 주인이 장난감 개와 노는 모습을 볼 때, 개가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거나 주인을 밀어내는 행동을 보였다.

이번 새로운 연구에서는 개 18마리와 그들의 주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진행됐다.

개와 주인을 한 방에 머물도록 한 뒤, 개에게 줄을 달아 주인과 5m 떨어진 위치에 묶어 두었다. 그리고 힘 측정기를 달아, 개가 줄을 잡아당기는 힘을 측정할 수 있도록 했다.

그 다음 주인의 옆에 진짜 개와 구분하기 어려운 가짜 개를 두었다. 주인은 가짜 개를 쓰다듬거나 말을 거는 행동을 했다.

그 다음은 털로 덮인 원기둥을 두고 똑같이 주인이 쓰다듬거나 말을 걸도록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같은 공간에 가짜 개를 두되, 주인이 여전히 원기둥을 쓰다듬거나 말을 거는 상황을 연출했다.

실험 결과, 개들은 주인이 원기둥을 쓰다듬거나 말을 걸 때보다, 가짜 개를 쓰다듬거나 말을 걸 때 개줄을 더욱 세게 잡아당기는 행동을 보였다.

같은 공간에 가짜 개가 있지만 주인이 원기둥을 만질 때는 개들이 줄을 세게 잡아당기지 않았다. 이는 개들이 단순히 다른 개가 존재한다는 것만으로 질투심을 느끼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즉, 다른 개와 주인이 교감을 나누는 것으로 보일 때만 질투심을 갖는다는 해석이다.

향후 개의 줄을 풀어주자, 개는 가짜 개에게 다가가 얼굴과 생식기 부분에 코를 대고 킁킁 맡는 행동을 보였다. 이는 개가 가짜 개를 진짜 개로 생각했다는 의미다.

이번 실험을 통해 연구팀은 개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사회적 맥락 내에서 질투심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원기둥과 같은 무생물에는 라이벌 의식을 느끼지 않고, 라이벌 관계가 형성될 수 있는 다른 개가 존재하더라도 해당 개가 자신의 주인과 교감을 하지 않는다면 질투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개가 질투심을 느낀다는 선행 연구에 근거를 더할 뿐 아니라,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뛰어난 인지능력을 갖고 있을 수 있다는 추정이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연구의 의미가 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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