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속도 느린 암 생존자, 사망 위험 더 높다 (연구)

[사진=JV_PHOTO/gettyimagesbank]
암 생존자의 걷는 속도가 느려졌다면, 건강상태를 점검해보는 것이 좋겠다. 걷는 속도가 느려지면 사망 위험률이 올라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워싱턴대학교 의과대학과 미국국립암연구소(NCI)가 발표한 새로운 논문에 의하면 암 생존자의 걷는 속도는 사망 위험과 상관관계에 놓여있다.

이번 연구의 제1 저자인 워싱턴대학교 의과대학 외과의 엘리자베스 A. 살레르노 교수는 암 경험자의 생존 기간이 나날이 늘어나고 있지만, 생존 기간을 떨어뜨릴 수 있는 위험요인을 찾고 이를 개선해나가는 것은 여전히 중요한 연구과제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50~71세 사이 23만 3000명의 암 생존자를 대상으로, 전반적인 건강 상태와 걸음 속도, 걷기와 관련한 불편한 사항 등에 대해 조사했고 몇 년간 추적 조사를 이어나갔다.

그 결과, 암 생존자의 42%는 연구기간 중 걷는 속도가 점점 느려졌고, 24%는 걷기 어려운 상태에 이르렀다. 또한, 가장 걷는 속도가 느린 암 생존자 그룹의 사망률이 가장 높았다.

이러한 연관성은 유방암, 대장암, 흑색종, 비호지킨 림프종, 구강암, 전립선암, 직장암, 호흡기와 생식기 관련 암 등에서 나타났다.

암 경험이 없는 대조군과 비교한 결과에서는 대조군도 걸음 속도가 느릴수록 사망률이 다소 높아지긴 했지만, 암 생존자에서 2배 이상 높은 위험률을 보였다. 또한, 걸음 속도가 가장 빠른 대조군과 걸음 속도가 가장 느린 암 생존자 사이에는 사망률이 10배 이상 벌어졌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만으로는 느린 걸음 속도가 사망을 촉진하는 원인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적어도 암 생존자의 걷기 능력이 향상될 수 있도록 하는 의학적 개입은 필요할 것으로 보았다.

또한, 걷는 속도와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확인하는 후속 연구 역시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걷는 속도가 느려지는 것은 암 때문일 수도 있고, 치료의 부작용 때문일 수도 있으며, 일상으로 복귀 한 뒤 유지하고 있는 라이프스타일 등이 원인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연구 내용은 국제의학저널 ‘암 역학, 생체지표, 예방(Cancer Epidemiology, Biomarkers & Prevention)’에 지난 4일 발표됐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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