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초기, 항생제 남용…”슈퍼버그 출현 우려”

[사진=wildpixel/gettyimagesbank]
팬데믹 초기에 코로나19 감염증 치료를 위해 항생제가 과잉 처방됐을 수 있다는 보고가 나왔다.

미국 비영리단체인 ‘퓨 자선 신탁’이 10일 발표한 내용이다.

이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 관련 입원 환자의 다수가 감염 확진 판정을 받기 전부터 이미 항생제 처방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2020년 2~7월 사이 항생제 처방 내역을 확인한 결과다. 지난해 상반기는 아직 코로나19 치료 옵션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항생제가 이처럼 과잉 처방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보고에 의하면 코로나 관련 입원 환자의 52%가 한 개 이상의 항생제를 처방 받았고, 36%는 여러 항생제를 처방 받았다.

또한, 항생제 치료를 받은 환자의 96%는 입원 후 48시간 내에 항생제 처방을 받기 시작했다. 팬데믹 초기에는 정확한 진단 결과가 나오기 전, 의사의 경험에 입각해 항생제 처방이 진행됐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해당 리포트는 팬데믹 초기에 항생제가 많이 사용된 것은 불가피한 면도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더불어 코로나19 감염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항생제 처방을 받은 사례들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항생제 내성’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입원 환자 5838명을 대상으로 한 이 리포트는 불필요한 항생제 처방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약물 저항성을 보이는 박테리아인 ‘슈퍼버그’의 출현을 앞당길 수 있기 때문이다.

약물에 대한 내성은 항생물질이나 항균물질을 오용 혹은 남용할 때 발생한다. 박테리아는 항생제 등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약물과 싸워 이길 수 있는 방향으로 유전적 변이를 일으킨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영국, 남아공, 브라질 변이체 등을 통해 바이러스의 유전적 변이가 감염률과 치명률을 더욱 높일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여기에 항생제 남용으로 슈퍼버그로 진화한 박테리아까지 더욱 활기를 띠면, 전 세계는 코로나19 변이체에 슈퍼버그까지 상대해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릴 수 있다는 점에서 해당 리포트는 항생제 사용에 더욱 신중을 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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