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추억 떠올리면…우울증 예방 효과(연구)

[사진=Erik Reis/gettyimagesbank]

추억을 자극하는 문화 콘텐츠들이 잘 팔리고 있다. ‘감성팔이’라는 비난 속에서도 ‘추억팔이’가 통하는 이유가 있다. 과거를 회상하는 시간이 주는 즐거움과 행복 덕분이다.

이와 관련해 좋았던 때를 떠올리면 우울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좋았던 시절을 회상하는 과정이 우울증 발생 가능성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성장기를 어렵게 보낸 아이일수록 정신질환 발생 위험이 높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연구팀에 따르면, 왕따, 방임, 학대, 가난, 질병, 전쟁, 죽음 등의 경험들이 우울증 위험을 높인다.

어릴 때 나쁜 경험을 하면 우울증에 취약해진다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하면, 모든 정신건강 문제의 3분의 1은 어릴 때의 안 좋은 경험과 연관을 보인다.

케임브리지대학교 연구팀은 “행복했던 시절을 회상하는 과정이 ‘탄력성’을 높여 우울증 예방에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탄력성이란 힘든 상황을 극복하는 능력을 말한다.

연구팀은 “자신이 경험한 긍정적인 사건들에 주목하면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며 “탄력성은 지금 갖고 있는가 갖고 있지 않은가의 문제가 아니라 만들어 나가고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평균 연령 14세인 아동 427명의 정신건강 데이터를 모아 분석했다. 해당 아동들은 감정적 기질과 과거 경험들을 기준으로 볼 때, 우울증 발병 가능성이 높은 부류에 속했다.

정신건강 데이터에는 아동들의 부정적인 생각과 우울감, 인생에서 행복했던 기억을 회상하는 과정, 타액 샘플 채취를 통한 코르티솔 수치 결과 등이 담겨 있었다.

연구 결과, 부정적인 생각과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높은 수치는 모두 높은 우울증 위험률과 연관을 보였다. 또 행복했던 기억을 많이 떠올린 아이일수록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비율이 줄고, 코르티솔 수치는 낮았다.

좋은 순간들을 떠올리는 과정이 탄력성을 쌓는데 도움을 준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연구팀은 “좋은 기억을 떠올리는 과정은 스트레스 수치를 떨어뜨리고 본인 스스로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형성하는데 도움을 줘 탄력성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일으킨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을 힘들게 보낸 아이들은 정신질환이 발생하거나 재발하기 쉽다는 점에서 예방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팀은 “그런 점에서 행복한 기억들을 떠올리는 과정이 하나의 방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Positive memory specificity is associated with reduced vulnerability to depression)는 ‘네이처 휴먼 비헤이비어(Nature Human Behaviour)’에 실렸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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