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암 사망률 2위 ‘간암’의 새로운 치료 옵션은?

[사진=magicmine/gettyimagesbank]
국내에서 암에 의한 사망률이 폐암 다음으로 높은 간암은 왕성하게 사회활동을 하는 40~50대의 주요 사망 원인으로, 더 나은 치료 옵션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다. 이에 최근 간세포암 1차 치료로 허가 받은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의 임상 혜택이 주목 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간암이라고 부르는 암은 간세포암이다. 간세포암은 간암의 약 90%를 차지한다.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임호영 교수는 “간암은 전 세계적으로 6번째로 흔한 암이고,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의 유병률이 높다”며 “5년 생존율은 35.6%로, 암 평균 생존율인 70.4%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며, 국소 전이나 원격 전이가 일어났을 때의 결과도 나쁜 편”이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간암 치료법을 찾기 위한 다양한 임상 연구들이 진행 중이다. 간암을 치료하려면 암에서 보편적으로 쓰이는 병기 분류와 함께 간 기능을 별도로 평가·반영해야 한다. 만성 감염이나 간경변증 등 기저질환으로 간 기능이 떨어지면 암과 별도로 생존률이 낮아지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간경변증은 전체 간암 환자의 약 80%에서 동반된다.

간 기능이나 전신 상태가 나쁘지 않고, 병변을 완전히 없앨 수 있는 환자는 간절제술, 간이식, 고주파열치료술, 에탄올주입술 등 근치적 치료를 고려한다. 하지만 간암 진단 시점에 간경변증 혹은 만성 B형 간염을 가지고 있어 근치적 치료가 불가능한 경우가 90%에 달한다.

종양이 여러 개 있거나, 혈관을 침범해 진행된 종양이 있거나, 간 기능이 매우 저하되면 수술이나 국소 치료술이 아닌 비근치적 치료 방법을 시도한다. 간암 환자 2명 중 1명이 이에 해당하는데, 절제 불가능한 간암 환자의 1차 치료요법으로 가장 많이 선택되는 표준 치료법은 ‘경동맥화학색전술(TACE)’이다. 항암제를 통한 암세포 파괴와 종양에 대한 혈액 공급 차단이라는 이중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림프절 전이, 폐나 뼈 등 다른 장기로의 전이 등이 있으면 항암화학요법을 고려한다. 하지만 간세포암은 질환 특성상 항암화학요법에 대한 치료 반응이 낮다. 간세포암 환자는 암과 함께 ‘간 기능 저하’라는 병을 함께 가지고 있어 화학요법을 견뎌내기 어렵다.

2007년에는 표적항암제인 소라페닙이 등장해, 전체생존기간을 개선하면서 진행성 간세포암 1차 표준 치료제로 정착했다. 이후 등장한 치료제들은 전체 생존기간을 개선하지 못해 단독요법으로서는 실패했다.

여전히 개선된 치료 효과를 보이는 약제가 필요한 상황. 가장 최근에는 티쎈트릭과 아바스틴 병용요법이 절제 불가능한 간세포암 1차 치료를 위한 최초의 면역치료 옵션이 됐다.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은 임상연구(IMbrave 150)를 통해 소라페닙 대비 생존 기간 및 반응률 개선을 확인했다. 임호영 교수는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을 통해 전체생존기간을 향상시킬 수 있다”며 “표적치료제와 면역항암제의 상호보완적 메커니즘으로 항암 면역반응을 강화시킨다”고 말했다. 해당 병용요법은 3상 임상에서 소라페닙 대비 사망위험률을 42% 감소시켰고, 전체생존기간을 유의하게 개선했다. 무진행 생존도 유의하게 향상됐고, 소라페닙 대비 2배 이상 높은 객관적 반응률을 보였다. 안전성 프로파일에서도 각 약물의 알려진 내용과 일관된 수준을 보였다. 이번 병용요법이 간세포암 환자에게 의미 있는 임상적 혜택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

한편, 티쎈트릭은 최초의 PD-L1 면역함암제로, 면역 억제 기전으로 작용하는 PD-L1/PD-1 경로를 차단한다. 암세포와 암세포에 침윤된 면역세포에서 발현된 PD-L1에 결합해 T세포가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발견하고 공격하게 함으로써 항암효과를 낸다. 또한, 아바스틴은 암 세포 성장에 필수적인 산소와 영양분 공급을 억제하는 최초의 신생혈관생성 차단 표적치료제다. 아바스틴은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VEGF) 매개성 면역 억제 반응을 감소시켜 티쎈트릭의 항암 효과를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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