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부정적인 뉴스에 더 끌릴까?

[사진=Pheelings Media/gettyimagebank]
영어권에 ‘둠스크롤링’이란 말이 있다. 불행을 의미하는 ‘둠(doom)’과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화면을 상하로 움직이는 ‘스크롤링(scrolling)’을 합친 신조어다. 불길하고 암울한 뉴스를 탐독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미국 건강 매체 ‘헬스 닷컴’에 따르면 정신과 전문의들은 나쁜 소식에 귀를 기울이고, 끔찍한 뉴스에 빠져드는 건 인지상정이라고 설명한다. 인간의 뇌는 부정적인 사건에 관심을 두도록 프로그래밍 돼 있다는 것. 미국 오하이 대학교 의대 정신과의 켄 예거 박사는 “인간은 신체적인 위해를 가할 수도 있는 부정적인 사건에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진화했고 덕분에 생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부정적인 사건에 관심을 기울이는 건 해답을 찾으려는 시도다.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의대 시어 갤러거 박사는 “암울하고 끔찍한 뉴스를 끝없이 스크롤 하는 건 그런 일이 닥쳤을 때 통제하거나 피해갈 수 있는 해법을 찾는 행위”라며 “그러나 대개 해법은 찾지 못하고 기분만 나빠지는 결과를 낳는다”고 말했다. 그는 나쁜 뉴스에 탐닉하는 이들은 대개 불안감, 우울감,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고 덧붙였다.

둠스크롤링에서 탈출하려면 우선 디지털 기기의 사용 시간을 제한해야 한다. 예컨대 하루 15분 정도 뉴스와 소셜미디어를 읽는 시간을 정하고 그걸 지켜야 한다.

그러고 나서 긍정적인 일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예거 박사는 “자연스럽게 되지 않는 일”이라며 “의식적으로 노력을 해야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루 세 가지 긍정적인 일을 찾아낸다는 식으로 목표를 정하는 게 좋다. 대단한 일이 아니어도 좋다. 예를 들어 ‘오늘 아침 커피는 유난히 맛있었다’ 정도여도 좋다. 일상에서 사소하더라도 긍정적인 부분들을 찾아내고, 이것들이 쌓이면 사고방식에 큰 영향을 준다.

마지막 단계는 다른 이들을 위해 멋진 일을 하는 것이다. 역시 거창한 일이 아니어도 좋다. 배우자나 가족이 머리 스타일을 바꿨을 때 칭찬하는 정도여도 충분하다. 예거 박사는 “타인에게 좋은 말이나 행동을 베푸는 일은 부정적인 감정이 일어나는 것을 예방한다”고 말했다.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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