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산부인과, ‘여성의학과’로 변경 추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산부인과는 1970-80년대만 해도 성적 좋은 의과대학 학생들이 지원하던 인기 과였다. 하지만 요즘에는 매년 전공의 모집 때 미달이 속출한다. 의대생들 사이에서 산부인과는 ‘기피 과’가 된지 오래다.

저출산도 문제이지만 의료사고 위험, 24시간 대기 등 힘든 업무 환경이 산부인과 미달 현상의 주요 원인이다. 이미 동네 산부인과는 사라진지 오래되었고 지역의 대도시에도 산부인과 의사가 없어 의료진 확보가 초미의 과제다. 동네 산부인과를 열어도 분만 업무보다는 ‘여성 관련’ 진료를 하는 곳이 늘고 있다. 열악한 의료수가로 인해 정상적인 산부인과 병원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다.

최혜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산부인과’를 ‘여성의학과’로 변경하는 내용의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26일 대표 발의했다. 명칭 변경을 통해 산부인과는 임산부와 기혼여성만을 위한 곳이란 잘못된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 의원은 “산부인과에서 임신과 출산 관련 진료도 중요하지만, 최근에는 성장기부터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생리통, 생리불순, 질염, 폐경 관련 질환 치료 등 생애주기에 맞는 적정 진료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추세”라고 했다.

최 의원은 이날 “성인 미혼 여성 10명 중 8명은 ‘산부인과 방문이 일반 병원 보다 꺼려진다’고 한다”며 법안 발의 배경을 밝혔다. 이는 연구결과에서도 확인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가임기 여성 임신 전 출산 건강 관리지원 방안 연구’에 따르면 성인 미혼 여성 1,314명 중 81.7%, 청소년 708명 중 84%는 “산부인과는 일반 병원에 비해 방문하기가 꺼려진다”라고 답했다.

성인 미혼 여성의 51.1%, 청소년의 64.4%는 “내가 산부인과를 가게 되면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조사대상 중 성인 미혼여성 47.4%, 청소년 57.2%는 “산부인과는 임신과 출산을 위해 가는 곳”이라고 했다.

최 의원은 “산부인과 명칭을 ‘여성의학과’로 변경하여, 여성 질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전문 의료기관에 방문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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