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환자가 ‘우한 폐렴’에 취약한 이유

[사진=JV_PHOTO/gettyimagesbank]
신종 코로바이러스의 대표적인 위험 인자 중 하나는 당뇨병이다. 당뇨가 있으면 왜 코로나바이러스에 취약해질까?

중국 우한시를 진원지로 하는 우한 폐렴은 사람에게 발생한 세 번째 코로나바이러스다. 2002년 사스 코로나바이러스, 2012년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에 이어 2019년 말 발생했다.

메르스는 치사율이 36%에 달했는데, 질환의 중증도와 사망의 가장 주요한 위험 인자는 ‘환자의 나이’, 그리고 기저 질환 중 ‘당뇨병’이다. 이번 신종 코로바이러스 역시 환자의 다수가 당뇨병 환자다. 2020년 1월 2일까지 입원한 중국 우한 감염 환자 41명을 분석한 란셋(Lancet)지의 보고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가 20%로 가장 많았다.

코로노바이러스만이 아니다. A형 독감의 사례를 메타 분석한 연구에 의하면 A형 독감 환자가 당뇨병을 동반할 확률은 14.6%였다. 계절 독감이 유행할 땐 당뇨병 환자가 건강한 일반인에 비해 심각한 경과를 보이고, 입원을 요하는 경우가 6배, 폐렴 발생 위험은 4배,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위험은 3배까지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당뇨, 면역체계 무너뜨려…감염병에 취약해져

당뇨병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비롯한 감염병에 취약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로 제시되는 기전은 면역체계와 연관이 있다.

당뇨가 있으면 면역 체계에 중요한 기능을 하는 ‘T세포’와 ‘호중구’의 기능이 떨어진다. 이로 인해 선천적 면역체계와 체액성 면역체계가 무너진다.

혈당이 높으면 호중구와 대식세포의 화학주성(chemotaxis), 식세포작용, 살균작용 같은 선천적 면역체계의 중요 요소에 장애가 생겨 이차 감염으로 진행되기 쉬워진다.

심한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사이토카인 과부하가 일어나고 Th1이 Th2로 이동하게 되는데, 당뇨병이 있으면 사이토카인의 농도가 더욱 증가해 내피세포 기능 부전이 일어나고 합병증이 야기된다.

따라서 당뇨 환자는 감염병으로 인한 합병증과 사망률을 감소시키기 위해 백신접종이 권고된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아직 백신이 없는 만큼 평소 마스크 착용 및 손 씻기 등 위생 규칙을 철저히 준수하는데 신경 써야 한다.

당뇨 환자가 위험한 환경에 노출되지 않도록 대한당뇨병학회 역시 당뇨병 환자들의 치료 환경을 최적화하고 당뇨를 미리 예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나갈 예정이다.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윤건호 교수가 대한당뇨병학회 이사장으로 취임하면서 △당뇨병 환자가 발생하는 도시 환경 개선 프로그램 확장 △과학적이고 구체적인 근거 창출을 통한 건전한 국가 정책 입안 지원 △환자와의 소통 채널 구축 △1차 의료 중심 만성질환 관리 시범 사업 점검 △1형 당뇨 환자 재택의료 시범 사업 등을 실현화해 당뇨 위험을 감소시키고 당뇨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시켜 나갈 계획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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