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탈모⑥] 탈모엔 무조건 ‘거품 적은 샴푸’가 좋다?

[사진=gettyimagesbank/Alexthq]
탈모로 고민하고 있다면 샴푸 선택에 고심이기 마련이다. 특히 샴푸의 ‘계면활성제’가 몸에 좋지 않다며 거품이 적은 샴푸를 선택하라는 내용이 적지 않다.

막연히 몸에 해롭다고 알려진 계면활성제는 물과 기름의 성분을 함께 갖고 있어 오염물질을 물에 쉽게 섞이게 하는 물질로, 때를 씻어내고 거품을 내는 역할을 한다. 그 종류 역시 다양해 샴푸, 화장품, 치약, 세제 등에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

일부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계면활성제의 독성이 몸에 쌓이면 암에 걸린다고 경고한다. 하지만 정통 의학계에서는 이는 비과학적 주장이라는 것이 지배적이다. 계면활성제의 PPOS, PFOA 등 성분이 강으로 흘러가면 하천 생물체에는 좋지 않겠지만, 이를 피부에 사용했다고 인체에 독성이 쌓인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

과학계에선 이러한 주장이 자칭 ‘건강 전문가’나 전문적 지식이 부족한 ‘뷰티 전문가’들이 화학물질이 피부에 흡수돼 몸속에 쌓이는 ‘경피독(經皮毒)’의 해악을 주장하면서 소비자들의 막연한 두려움을 확신으로 만드는데 일조하고 있다고 본다.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이동윤 교수는 “피부는 외부의 미생물이나 물질로부터 인체를 방어하는 기관이며 웬만한 물질은 피부를 통과해서 인체로 침투하지 못한다”면서 “거꾸로 독성 물질이 피부를 통해 인체로 침투하는 것도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특히, 샴푸에 흔히 사용되는 설페이트계 계면활성제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데, 이 성분은 국내외 수많은 독성시험에서 무해성이 입증된 성분이다. 미국 암협회 역시 설페이트계 계면활성제가 암을 유발한다는 근거가 없다고 결론 내린 바 있다.

설페이트계 계면활성제는 화장품에서 사용 가능한 물질을 관리하는 화장품 성분 사전에 등록되어 있는 물질이며, 수십년간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많이 사용되고 있는 성분이다. 설페이트는 황산염을 말하는데, 이는 온천이나 광천수의 주요성분으로 옛날부터 피부병이나 상처의 회복, 통증 완화 등을 위해 일부러 찾은 물질이기도 하다.

요즘에는 자연 유래 성분에서 셀파이트계 계면활성제를 만든다. 국내 대표적 고기능 샴푸에 들어가는 셀파이트계 계면활성제는 코코넛오일 또는 팜커넬오일 등에서 추출한 라우릴알코올에 친수성 화학물질을 붙여서 만든다.

또 하나의 논란 성분인 파라벤은 화장품이나 샴푸에 들어가 있는 방부 물질이다. 다시 말해, 파라벤이 없다면 샴푸나 화장품은 금세 곰팡이가 피거나 썩을 수 있다. 파라벤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활동으로 호르몬 작용을 방해할 수 있다고 알려져 문제가 됐다. 하지만, 워싱턴에 본부가 있는 ‘화장품 성분 보고서(CIR)’의 검토 결과에 따르면, 파라벤이 심각한 병을 일으키진 않으며 일부에게서 아주 약한 알레르기 반응과 여성호르몬 효과가 가능할 정도다.

강동경희대병원 피부과 심우영 교수는 “그렇다고 아무 샴푸를 쓰라는 뜻은 아니며 피부 유형에 따라 성분을 따져 좋은 기능성 샴푸를 골라서 쓰는 것이 두피 건강에 이롭다”고 말했다.

특히 탈모가 걱정된다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기능성화장품 인정을 받은 상품을 쓰는 것이 좋다. 기능성 샴푸는 머리카락, 두피의 바깥층과 모근 부위에서 영양을 공급하고 이물질을 제거해 두피와 모발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 다만 기능성 샴푸는 탈모를 예기하는 전조증상을 케어하는 데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발모를 보장하지는 않으며, 유전적 요인에 따른 탈모에는 큰 효과를 기대할 수가 없다.

아무리 천연 유래의 성분들이 풍부한 고품질 샴푸라도 샤워 후 계면활성제를 비롯한 샴푸의 성분이 남아있으면 미생물, 피지 등과 엉겨서 염증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꼼꼼히 씻어내야 한다. 여름에는 자외선의 직간접 공격을 받거나 두피가 온갖 물질 때문에 두피가 더러워져 염증반응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골고루 샴푸한 뒤 두피를 자극하면서 철저히 헹구는 것이 좋다.

*코메디닷컴과 아모레퍼시픽 ‘려’ 두피과학연구소는 ‘1000만 탈모시대’를 맞아 8회에 걸쳐 탈모 고민을 줄이기 위한 방법을 심층적으로 모색한다.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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