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 높을수록, 뇌도 빨리 늙어(연구)

[사진=Deagreez/gettyimagesbank]

고혈압이란 성인에서 수축기 혈압(최대 혈압)이 140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최소 혈압)이 90 이상일 때를 말한다. 고혈압이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이유는 흉통(협심증), 심근경색, 심부전, 신부전, 뇌졸중, 말초동맥질환, 동맥류 등의 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고혈압이 뇌의 노화를 촉진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연구팀은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고혈압으로 분류되지 않을 정도의 혈압 수치인 경우에도 뇌의 손상이 발견됐다”며 “이른 나이부터 고혈압에 대해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할 필요성을 제기해준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미국 매사추세츠 주 주민들을 상대로 60년 전에 시작된 장기 연구에 참여한 579명의 관련 자료를 분석했다. 이 연구에 참여한 이들은 대개 30대 후반부터 연구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연구팀은 이들을 혈압 수치에 따라 △정상 △고혈압 전 단계 △고혈압의 3개의 그룹으로 나눴다. 이들의 흡연 여부, 고혈압 약 복용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통해 뇌의 백질과 회백질 상태 등 뇌 건강 상태를 관찰했다.

그 결과, 고혈압 증상이 있는 이들의 뇌 상태는 혈압이 정상적인 이들보다 훨씬 덜 건강한 상태였으며 노화 상태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로써 33세의 나이에 고혈압을 앓고 있는 이들의 뇌는 고혈압을 앓지 않는 40세 된 이들의 뇌와 흡사하게 보였다는 것이다.

고혈압 그룹은 정상 혈압 그룹보다 회백질이 9% 더 적었다. 회백질은 뇌신경세포가 촘촘히 얽혀 있는 층이다. 고혈압이 어떻게 두뇌를 손상시키는지 연구팀은 분명히 제시하지 않았으나 “고혈압이 혈관을 경직되게 해서 피의 흐름을 방해함에 따라 뇌에 대한 산소 공급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Effects of systolic blood pressure on white-matter integrity in young adults in the Framingham Heart Study: a cross-sectional study)는 ‘더 란셋 뉴롤로지(The Lancet Neurology)’에 실렸다.

    권순일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