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다고 찬물 벌컥벌컥…“물 섭취가 돌연사 위험 높일 수도”

[사진=CROX/shutterstock]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추'(立秋)인 오늘(8일)도 폭염 특보가 내려진 곳이 많다. 한낮에 거리를 걸으면 땀이 비오듯 쏟아진다. 하물며 운동을 하는 사람은 어떨까? 냉방시설이 갖춰진 헬스클럽 운동도 힘들 수 있다. 이럴 땐 의식적으로 물을 많이 마시는 사람이 많다. 운동 전후 수분 섭취는 필수이지만, 어떻게 하면 과학적으로 마실 수 있을까?

운동 후 갈증이 난다고 지나치게 물을 많이 마시면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혈액 속의 염분 농도가 평소보다 더욱 낮아지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체내 전해질 농도가 달라지고, 농도가 같아질 때까지 삼투압 현상이 지속되면서 압력차가 발생한다. 체내 세포가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붓거나 심할 경우 터지기도 한다. 두통, 호흡곤란, 현기증, 구토, 근육경련 등의 증상으로 나타난다. 심하면 호흡곤란, 폐부종, 뇌부종이 발생해 혼수상태 또는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운동 직후 찬물을 마셨다가 돌연사 한 외국의 축구선수가 있다. 지난 5월 페루의 수야나에서 열린 축구대회에 참가했던 루드원 플로레즈(27세)라는 선수가 갈증을 참지 못해 찬물을 급하게 들이켰다가 심장마비로 사망했다(영국 데일리메일).  루드원은 찬물 섭취 후 심장에 이상을 느껴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으나 끝내 사망했다.

루드윈을 검진한 의사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운동 직후에는 체온과 심박수가 증가하고 혈관이 확장되는데, 이 때 찬물을 마시면 혈관이 수축돼 심장에 무리가 간다”고 했다. 이 축구선수의 사망 소식은 흔한 사례는 아니지만, 운동과 수분 섭취의 중요성을 잘 말해주고 있다.

운동 전후, 또는 운동 중 적정량의 물을 마셔야 한다. 운동 시작 전과 후의 몸무게를 측정해 부족해진 만큼의 양을 수분으로 채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운동이 끝난 후 2시간정도까지는 조금씩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운동시 수분 배출량은 시간당  700~800㎖이기 때문에 운동하기 60~90분 전에 300~500㎖(1~2컵)의 물을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된다. 운동 중에도 반드시 물을 마셔야 하는데, 갈증이 난다고 한꺼번에 많이 마시게 되면 위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좋지 않다.

흡수를 빠르게 하기 위해선 자신의 체온보다 차가운 물을 15~20분 간격으로 1컵(200㎖) 정도를 천천히 마시면 빨리 흡수되어 체온을 식히는데 좋다. 짙어진 체액의 농도를 일정한 수준으로 되돌릴 수도 있다. 운동 중에 손실된 체액은 땀으로 대부분 밖으로 빠져나간다. 물론 체내에서 다른 여러 화학적인 반응을 통해 약간의 수분이 합성되지만 그 양은 매우 적다. 순수한 물보다 농도가 짙은 음료수는 체액의 농도를 더욱 높여서 더욱 심한 갈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팀).

우리 몸이 하루에 필요한 수분 섭취량은 2.5L 정도다. 실제로 우리가 섭취하는 물의 양은 1.3L로 약 7컵이고, 식품에 함유된 수분으로 섭취하는 분량이 1L 정도다. 수분은 소변으로 1.5L, 땀으로 0.5L, 기타 호흡과 대변으로 배출된다.

따라서 적어도 하루에 7~10컵 정도의 물을 수시로 마셔야 신진대사에 좋다. 하지만 식사 중이나 식사 직후에 너무 많은 양의 물을 섭취하면 위액을 희석시켜 소화에 부담을 준다. 식사 후 30분 후 물을 마셔야 소화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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