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소화제, 골절 위험 조심(연구)

[사진=KatarzynaBialasiewicz/gettyimagesbank]

아기들에게 소화제를 먹일 때는 조심해야 할 것 같다. 위식도 역류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유아들에게도 흔히 쓰이는 위산 억제제가 뼈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국립 군의관 의과 대학(USU), 월터 리드 미국 육군 의료 센터 등의 연구진은 14세 이하 어린이 85만 명에 대한 기록을 분석했다. 그 결과 만 한 살이 되기 전에 위산 억제제를 복용한 아기들은 아동기에 접어들어 골절을 당할 위험이 크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어린이들 가운데 9만7000여 명이 생애 첫해에 위산 억제제를 복용했다. 그중 8000 명은 넥시움 등의 PPI 제제를, 7만1000 명은 펩시드 등의 H2 길항제를 먹었다. 나머지 1만8000 명은 두 종류를 모두 복용했다.

여기서 PPI 제제란 위산 분비에 관여하는 프로톤 펌프라는 효소의 활동을 방해하는 종류의 약들을 가리킨다. 그렇다면 H2 길항제는 무엇일까? 위산이 나오는 것은 히스타민이 히스타민2 수용체에 달라붙어 그를 활성화시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히스타민2 수용체를 억제한다면 위산 분비도 줄어들게 된다. H2 길항제는 바로 그런 작용을 하는 약들을 말한다.

위산 억제제 가운데 PPI 제제를 복용한 8000 명은 그렇지 않은 아기들에 비해 자라서 골절을 겪을 위험이 23% 높았다. H2 길항제를 동시에 복용한 경우에는 그 비율이 31%까지 증가했다. 위험은 약을 먹은 기간과도 상관이 있었다. 복용 기간이 길수록 골절 확률도 비례해 상승한 것. 그러나 H2 길항제만 먹은 경우에는 위험이 커지지 않았다.

논문의 저자 중 한 사람인 엘리자베스 하일-고어만 교수는 “의사가 처방한 경우가 아니라면 아기들에게 절대로 위산 억제제를 먹여서는 안 된다”면서 “의사들도 위식도 역류 질환이 의심되는 아기 환자를 진찰할 때는 보다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Early Acid Suppression Therapy Exposure and Fracture in Young Children)는 ‘소아과학(Pediatrics)’ 저널에 실렸으며, 미국 ‘뉴욕 타임스’ 등에 보도되었다.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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