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사는 곤충에 슈퍼버그 득실득실(연구)

[사진=Ale-ks/gettyimagesbank]

병원에 있는 곤충들 속에 환자에게 감염이 우려되는 세균이 있으며, 이중 절반 이상이 항생제에 저항성이 있어 쉽게 제거되지 않는 세균, 즉 슈퍼버그를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애스턴대학교 연구팀은 18개월 동안 영국 내 7개 병원에서 파리, 진딧물, 개미, 벌, 나방 등 곤충을 2만여 마리 채집했다. 이중 90%에서 해로운 세균이 발견됐다.

총 86가지 세균이 발견됐는데, 대장균과 살모넬라균을 포함하는 장내 세균이 41%로 가장 많았다. 식중독을 유발하는 세레우스균을 포함하는 바실루스균(간균)이 24%, 피부 감염과 화농, 호흡기 감염을 유발하는 황색 포도구균이 포함된 포도상구균은 19%를 차지했다.

연구팀의 페데리카 보이오치 박사는 “이번 연구는 병원 안에 있는 곤충 속에는 다양한 종류의 병원균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곤충 속 세균 중 53%는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의 항생제에 저항성이 있는 슈퍼버그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중 19%는 여러 가지 항생제에 저항성이 있는 슈퍼버그였다. 저항성은 주로 페니실린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었고, 반코마이신과 페보플록사신 등 널리 사용되는 항생제에 대한 저항성도 있었다.

보이오치 박사는 “곤충 속에 많은 슈퍼버그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건강관리 체계에서 항생제를 남용함으로써 어떻게 감염 치료가 점점 힘들어지는가를 깨닫게 한다”고 말했다.

곤충들은 병원 내 식품 저장고나 일반 병실, 신생아와 출산 병실 등에서 채집됐으며 봄과 여름에 많았다. 애스턴대학교 응용미생물학과 교수인 앤소니 힐튼 박사는 “이번 연구는 곤충들을 통해 병원에 세균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깨끗한 환경을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An Examination of Flying Insects in Seven Hospitals in the United Kingdom and Carriage of Bacteria by True Flies )는 ‘메디컬 엔터몰로지(Medical Entomology)’에 실렸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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