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게 감염될 수도…모기 매개 감염병 4

[사진=mycteria/shutterstock]
“기후변화로 감염질환이 더 빠르게 확산되고, 더 위협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미국 감염병 전문가 에이미 하트먼 교수)

모기 매개 감염병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세계화와 기후변화 때문이다. 기온이 상승할수록 모기는 더 빨리 번식한다. 서식 범위도 넒어지고, 개체의 급변으로 잠재적 확산 위험이 늘어난다. 특히 해외여행이 보편화되면서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모기 매개 감염병에 대한 우려도 점점 커지고 있다.

1. 뎅기열

국내에서 가장 흔한 모기 매개 감염병은 뎅기열이다. 뎅기열에 걸리면 평균 5~7일간의 잠복기를 거쳐 발열, 두통, 근육통, 관절통, 출혈성 반점 등이 나타난다.

단순 뎅기열은 고열을 동반한 감기 증상이 나타나지만, 출혈성 뎅기열은 치사율이 높은 편이다. 간 비대증이나 정신장애 증상까지 동반할 수 있다. 출혈성 뎅기열은 감염 시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5명 중 1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영유아 사망자가 많은 편이다.

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할 수밖에 없다. 국내 뎅기열 환자는 동남아시아에서 많이 유입됐다. 필리핀에서 절반에 가까운 확진자가 유입됐으며, 태국과 인도네시아가 그 뒤를 잇는다.

2. 지카 바이러스

지카 바이러스 역시 예방접종이 없는 모기 매개 감염병이다. 일상적 접촉으로는 감염되지 않고, 감염된 모기에 물려 전파된다. 주증상은 발진, 관절통, 근육통, 결막염, 발열, 두통, 눈 충혈 등이 나타난다.

치사율은 매우 낮은 편이지만 여행을 떠나는 임산부라면 가장 걱정하는 감염병 중 하나다. 지카 바이러스가 신생아 소두증 외에도 시력·청력 상실, 발달장애 등 선천적 장애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산 가능성도 높아진다.

위험도는 낮지만 성 접촉으로 전파가 가능해 증상에 상관없이 귀국 후 6개월 동안 임신 연기, 성관계를 피하거나 콘돔 사용을 권장한다.

국내 지카 바이러스 확진자의 약 80%는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유입됐다. 그외 약 20%는 중남미 지역을 방문했다.

3. 웨스트나일열

2015년 국내에 처음으로 유입된 웨스트 나일열은 독감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고열과 혼수상태, 뇌수막염까지 일으킬 수 있는 뇌염의 일종이다. 1973년 우간다에서 처음 확인됐으며 지난해 그리스에서 웨스트나일열이 창궐해 202명이 감염되고 22명이 숨지기도 했다.

웨스트나일열은 사람 사이에는 직접 전파되지 않지만, 수혈, 장기이식, 모유 수유를 통해 전파될 수 있다. 모기에 의해 전염되며 치사율이 높은 편이다. 아직 백신과 치료제는 상용화되지 않았다.

웨스트나일열은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2~14일의 잠복기 후 고열, 두통, 근육통, 발진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감염자의 약 80%에서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지만 ,식욕감퇴, 구역, 구토 등 소화기 증상이나 림프절병증, 눈에 통증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

나이가 많으면 합병증 위험이 커진다. 시신경염, 뇌 신경 이상, 다발신경근염, 척수염, 경련 등의 신경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아프리카와 유럽, 중동, 북미 국가에서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4. 리프트밸리열

리프트밸리(Rift Valley)는 선모양으로 길게 파인 지형을 말하는데, 가장 큰 지형이 케냐에 있고, 1915년 케냐에서 처음 발견되어 ‘리프트밸리열’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소나 양 같은 가축에서 주로 발생하지만 사람도 감염될 수 있는 인수공통 감염병이다.

감염 초기에는 감기와 유사하게 발열, 쇠약, 근육통, 관절통 및 위장장애 등 증상이 나타나지만 심할 경우 급성 발열성 출혈열 증세를 보이며 사망까지 이를 수 있는 치명적인 출혈이나 영구적인 시력 손상에 이를 수 있다.

특히 최신 연구에 따르면 임산부가 리프트밸리열에 감염될 경우 지카 바이러스보다 훨씬 태아에게 위험할 수 있다고 보고됐다. 아직 예방접종이나 치료법도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리프트밸리열은 국내에서 감염될 우려가 크지는 않다. 2000년대 이후 아프리카 밖에서도 리프트밸리열 확진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세네갈, 감비아, 수단, 남수단, 케냐, 탄자니아, 잠비아 등 지역을 방문할 예정이라면 주의해야 할 모기 매개 감염병이다.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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