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 조기 발견 길 열리나, “혈액으로 진단”(연구)

[사진=Magic mine/shutterstock]
조기 발견이 어려운 암으로 꼽히는 췌장암을 초기에도 진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지금까지 불가능했던 혈액검사를 이용해 초기 췌장암을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이 제시됐다.

스웨덴 룬드(Lund) 대학교와 미국 오레곤 헐스&사이언스(Oregon Health & Science) 대학교 공동 연구팀이 췌장암 환자와 정상인의 혈액을 구분하는 생체표지자(biomarker) 특징(시그너처) 분석을 시행한 결과 이 같은 가능성을 보였다.

연구팀은 췌장암 환자 443명과 정상인 888명의 혈액을 이용해 29개의 생체표지자로 구성된 시그너처를 개발했다. 이후 췌장암을 앓고 있는 1기 및 2기의 환자들의 혈액농도가 정상인의 그 것과 잘 구분되는지 분석한 결과, 0.96의 AUC 값을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AUC(Area Under Curve)는 약물 등 특정 성분이 몸속에 흡수되는 정도를 나타내는 혈중농도로 흔히 사용된다.

이어 별도로 다른 환자 및 정상인 집단에서 검증한 경우에도 같은 0.96의 AUC 값이 나타났다. 이는 앞으로 혈액을 사용해 췌장암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연구라고 할 수 있다.

현재까지 췌장암은 다른 암과 달리 혈액검사만으로 진단할 수 없어 조기 진단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췌장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고 증상이 나타나도 다른 소화기계 질환과 구분이 쉽지 않다. 따라서 암이 진행된 상태에서 진단되는 경우가 많아 흔히 완치의 기준으로 삼는 5년 생존율이 10% 미만에 불과하다.

췌장암이 예후가 나쁜 대표적인 암으로 꼽히고 있는 것은 수술이 불가능한 3기 이후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연구팀에 따르면 이 혈액검사를 이용하면 수술이 가능한 췌장암 1-2기의 발견이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췌장암 가족력이 있거나 갑자기 당뇨병이 생긴 경우, 만성 췌장염 환자 등 췌장암 위험이 높은 사람들이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암이 췌장에 국한되어 있고 전이가 없으면 1기, 암이 주변 장기로 퍼져 있지만 주요 동맥 혈관의 침범이 없는 경우는 2기, 암이 주요 동맥 혈관을 침범해 수술이 불가능하면 3기, 폐나 복막, 간 등 먼 장기로까지 암이 전이된 경우는 4기로 분류한다.

이 연구결과(Serum Biomarker Signature-Based Liquid Biopsy for Diagnosis of Early-Stage Pancreatic Cancer)는 Journal of Clinical Oncology)는 지난 8월 미국 임상종양학회 학술지인 ‘임상종양학 저널'(Journal of Clinical Oncology)에 실렸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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