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선수 말싸움, 남성에게 더 흔한 이유 (연구)

[사진=Fabio Diena/shutterstock]

스포츠 경기 중 선수 간 혹은 팀 간 싸움이 일어날 때가 있다. 격투가 벌어지기도 하고, 거친 말이 오가기도 한다. 상대 선수나 팀을 향해 도발적이고 모욕적인 말을 던지는데, 그 이유를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해석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경기를 하다 상대에게 험한 말을 내뱉는 것을 ‘트래시 토킹(trash talking)’이라 한다. 실제로 스포츠 경기 중 선수 간에 시비가 붙는 상황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다.

악명 높은 트래시 토킹의 한 예로 2006년 독일 월드컵 경기에서 벌어진 사건이 있다. 프랑스 선수인 지네딘 지단이 이탈리아 선수인 마르코 마테라치의 가슴을 머리로 들이받은 사건이다. 지단 측에 의하면 마테라치가 지단의 어머니와 누이를 모욕하는 트래시 토킹을 해 이처럼 대응한 것으로 전해진다.

코넬 대학교 연구 팀은 왜 운동 경기 중 이처럼 트래시 토킹이 오가는지 진화론을 토대로 분석을 시도했다.

연구팀은 체육을 전공 중인 대학생 291명(남학생 141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체조, 아이스하키, 라크로스, 조정, 축구, 스쿼시, 수영, 다이빙, 육상, 배구, 레슬링 등 각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했다.

학생들은 설문을 통해 자신이 어떨 때 주로 트래시 토킹을 하는지 답했다. 경기 능력 등 스포츠와 직접 연관이 있는 주제를 바탕으로 논쟁을 벌일 때, 또 스포츠와 연관이 약한 주제를 가지고 설전을 벌일 때 등의 상황에서 언제 트래시 토킹을 하는지 답한 것.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이성을 두고 동성과 경쟁할 때 필요한 요건인 외모 등에 대한 논쟁도 포함됐다.

학생들의 응답 결과에 의하면 트래시 토킹은 경기 능력, 운동에 대한 열정(athleticism) 등 스포츠와 연관된 주제일 때 비교적 빈번하게 일어나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외모, 관계, 성적 행위 등 스포츠와 무관한 일부 주제들에서도 유의미한 수준의 트래시 토킹이 발생하고 있었다.

여성 운동선수보다는 남성 선수에게 좀 더 흔했다. 연구팀은 이런 내용을 종합해봤을 때 트래시 토킹은 암컷을 둔 수컷 사이의 경쟁에서 기인했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았다.

연구팀은 트래시 토킹이 연령이나 지위 등과는 어떤 연관이 있는지, 트래시 토킹에 대한 회복력이 좋은 사람의 비결은 무엇인지 등에 대한 추가 연구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이런 내용(Trash-Talking and Trolling)은 ‘휴먼 네이처(Human Nature)’ 9월호에 게재됐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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