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친구일수록 내 얼굴과 구분 안 돼 (연구)

절친한 친구는 ‘나의 일부’라고 표현한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이는 단지 은유적인 표현이 아니다. 친구와 나 사이의 공통분모가 늘면 심지어 외모까지 겹쳐 보이는 착각에 빠지게 된다.

친하지 않은 사람의 단점은 쉽게 눈에 거슬린다. 반면 친한 사람의 단점은 잘 눈에 띄지 않는다. 선행 연구에 의하면 이는 나와 닮은 면이 많은 상대일수록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하트포드대학교 연구팀이 진행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친한 친구는 얼굴마저도 객관적으로 분별하기 어려워진다. 내 얼굴과 유사한 부분이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것인데, 이는 가까운 사람일수록 자신과 포개지는 공통점이 많기 때문이란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여자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번 실험을 진행했는데, 이 여학생들의 얼굴 사진과 그들의 친한 친구의 얼굴 사진을 스크린에 등장하도록 배치했다. 그리고 사진 속 얼굴이 자기 자신인지 혹은 친구인지 구분이 가능한 순간 재빨리 버튼을 누르도록 했다.

연구팀은 여학생들과 개인적인 친분이 없는 동일한 성별과 인종의 유명인 얼굴 사진을 배치한 뒤 동일한 과제를 수행하도록 했다.

실험 결과, 실험참가자들은 유명인보다 친구와 자신의 얼굴을 분별하는데 보다 많은 시간을 쏟는 경향을 보였다. 친구와 자신의 얼굴을 구분하는데 더 많은 어려움을 느꼈다는 설명이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친구와 자신의 얼굴 혹은 유명인과 자신의 얼굴이 모핑되는 화면을 보여줬다. 모핑이란 한 이미지에서 다른 이미지로 자연스럽게 변화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이 실험에서도 마찬가지로 자신과 다른 사람의 얼굴을 구분할 수 있는 순간 재빨리 버튼을 누르도록 했다. 결과는 앞선 실험보다도 더 친구와 자신의 얼굴을 구분하지 못했다.

연구팀에 의하면 이는 유명인보다 친구의 얼굴이 실제 유사도가 높기 때문은 아니다. 유명인의 얼굴이 친숙하지 않기 때문 역시 아닌 것으로 보았다. 그보다는 가까운 사람일수록 자신과 포개지는, 즉 자신의 일부처럼 여기게 되는 사고가 구분을 어렵게 만드는 것으로 해석했다.

이런 내용(Preliminary evidence for perceptual overlap between self and close others)은 ‘사회와 개인관계 저널’에 7월 24일 발표됐다.

[사진=MAD.vertise/shutterstock]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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