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문 연 RNAi 치료제, 다음 주인공은?

RNA 간섭(RNA interference, RNAi) 기전의 신약이 미국에서 처음 승인되면서 RNAi 치료제 시장이 포문을 열었다. 동시에 앨나일람의 온파트로를 이을 다음 타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0일(현지 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앨나일람 파마슈티컬스의 유전성 ATTR 아밀로이드증 치료제 온파트로(성분명 파티시란)를 승인했다. RNAi 현상이 세상에 처음 밝혀진 지 20년 만에 RNAi 치료제를 시중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온파트로의 첫 상용화로 잠잠했던 RNAi 치료제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빠르게 이 분야에 뛰어든 글로벌 기업의 연구 개발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서 두 번째 주인공을 향한 기대감도 상승하고 있다.

두 번째 RNAi 치료제 주인공은 쿼크 파마슈티컬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 쿼크는 지난 7월 급성신부전(AKI) 발병을 막는 RNAi 치료제 임상 3상에 돌입했다. 전 세계 115개 병원에서 심장 수술 후 AKI 발병 위험이 높은 환자 1038명을 대상으로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하게 된다. 앞서 임상 2상에선 해당 치료제 복용 후 수술 후 5일간 AKI 발생률 등이 상당히 줄어들었다는 결과를 얻었다.

앨나일람 역시 급성 간성 포르피린증 치료제 기보시란(Givosiran) 개발에 속도를 내며 첫 번째에 이어 두 번째 자리까지 노리고 있다. 21일(현지 시간) 앨나일람은 기보시란의 임상 3상을 위한 환자 등록이 모두 마무리됐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18개국 36개 병원에서 급성 간성 포르피린증 환자 94명을 대상으로 임상이 실시된다. 앨나일람은 9월 말 중간 분석 결과를 보고하고,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된 경우 연말에 임상 결과를 토대로 가속 승인을 이끌어내겠다는 구체적인 타임 테이블까지 그렸다.

특히 기보시란은 FDA로부터 혁신 의약품(Breakthrough Therapy)으로 지정돼 빠른 심사가 기대된다. 혁신 의약품으로 지정되면 FDA의 협조를 통해 임상 및 허가 단계에서 시간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애로우헤드 파마슈티컬스도 알파1 항트립신결핍증 등 희귀 질환, B형 간염, 심혈관계 질환 등에 대한 RNAi 치료제를 개발 중이지만, 아직 임상 1상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올릭스, 올리패스, 바이오니아 등이 RNAi 치료제 개발에 한창이다. 아직 글로벌 기업엔 못 미치지만, 원천 기술 플랫폼을 기반으로 빠르게 신약 후보 물질을 도출해낸다는 입장이다. 대표적으로 올릭스는 아시아 최초로 RNAi 기술 기반의 비대 흉터 및 켈로이드 치료제에 대한 글로벌 임상을 진행 중이며, 이를 바탕으로 지난 7월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RNAi 치료제 개발 열기로 기술력에 대한 신뢰도 높아지고 있다. RNAi 치료제 개발의 핵심은 전달 기술이다. 그간 많은 기업들이 RNA 가닥을 표적이 되는 세포까지 안전하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에 대해 크리스 안잘론 애로우헤드 최고경영자는 “RNAi 분야는 효과적으로 RNA를 타깃 세포로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갖추게 됐다. 가까운 시일 내에 더 많은 RNAi 기반 치료제가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년간 수행 착오를 거치면서 상당한 수준의 전달 기술을 갖추게 됐다는 것.

가빈 사무엘 쿼크 수석부사장은 “RNAi 치료제가 질환의 근본 원인을 다룬다는 점에서 향후 치료가 까다로운 질환에 대해 많은 승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희귀·난치성 질환의 새로운 RNAi 치료제 승인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사진=nobeastsofierce/shutterstock]

    정새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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