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선풍기 전자파 위험 놓고, 정부-시민 단체 엇박자

손선풍기의 전자파 노출 위험을 두고 정부와 시민 단체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정부 “손선풍기는 직류 전원 제품이라서…”

2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전날(20일) 환경보건시민센터가 발표한 손선풍기 전자파 노출 위험을 놓고 “직접 비교하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과기부는 “손선풍기 제품은 대부분 배터리를 사용하는 직류 전원 제품으로 교류 전원 주파수가 발생하는 전기 제품에 적용하는 전자파 인체 보호 기준(833밀리가우스)을 적용해 비교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과기부는 “휴대용 선풍기에 전자파 인체 보호 기준을 적용하려면 선풍기 모터 속도에 따라 발생하는 주파수를 확인하고, 주파수별로 전자파 세기를 측정해 해당 주파수 인체 보호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손선풍기에서 높은 수치의 전자파가 검출됐다며 사용 시 25센티미터 이상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밝힌 바 있다. 손선풍기를 가까이서 사용했을 때(5센티미터) 전자파 검출량은 평균 38밀리가우스로 어린이 백혈병 발병을 높이는 전자파 수치(4밀리가우스)의 9배 이상 높았다.

환경보건시민센터 “전자파 발생은 팩트”

이런 과기부의 해명을 놓고서 환경보건시민센터 측은 “직류와 교류의 문제가 아닌 자기장의 문제”라고 반박했다. 전자기장이 형성되면 전자파가 발생하고, 손선풍기에서 바로 이런 전자파가 발생된 것은 “팩트(사실)”라는 것.

지난 발표에서 전자파 수치 검출에 사용한 기기는 ‘EPRI-EMDEX2’로 정부의 연구 용역이나 학술 연구 등에서 사용하는 장비다. 단위는 마이크로테슬라로 측정하며, 통상적으로 전자파 문제를 다룰 때 사용되는 밀리가우스로 환산할 수 있다.

이성진 사무국장은 “손선풍기의 배터리는 직류이지만, 배터리를 사용하는 모터에서 자기장이 형성됐다”며 “게다가 자기장 수치가 아주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무국장에 따르면 자기장은 크기가 크지 않더라도 인체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손선풍기에서 자기장이 형성된 것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환경보건시민센터 측은 특히 올여름 사용 빈도가 급증하고, 어린이와 임산부 등 건강 민감 인구 구분 없이 모든 연령대에서 사용된다는 점을 우려했다. 전자파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발암 가능 물질을 둘러싸고 아직 명확한 결론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사전 예방 원칙에 따라 적극적인 안전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진=Honeybee49/shutterstock]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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