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에 생긴 암, 먹는 즐거움 어떡하나

아주 고약한 암 중의 하나가 설암이다. 모든 암이 그렇지만 혀에 생긴 암이 악화되면 삶의 질이 급격히 떨어진다. 수술 후에도 음식을 삼키고 말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위암이나 대장암처럼 잘 알려진 암은 아니지만, 국내에서도 상당수의 사람이 고생하고 있어 예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혀는 맛을 느끼고 음식물을 삼키며 발음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혀의 일부는 구강에 속하지만 음식물이 넘어가는 통로인 인두에 포함되기도 한다. 혀에 생기는 암인 설암은 두경부암의 일종으로 10-15%를 차지한다. 2015년에 712건이 발생했는데 남녀 성비는 1.7대 1로 남자가 더 많다. 연령대별로 보면 50대가 26.1%로 가장 많았고, 60대 22.9%, 40대 17.3%의 순이었다(중앙암등록본부 자료).

설암의 위험요인은 흡연이 절대적이다. 담배의 위해성은 잘 알려져 있듯이 흡연 시 수많은 발암물질들이 구강과 인두를 자극해 악성종양을 만들게 된다. 남자 환자가 더 많은 것은 흡연자가 여성보다 더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밖에 음주 등 식습관, 바이러스, 방사선이나 자외선, 유전성도 거론되고 있다.

설암의 대표적인 증상은 혀가 부은 듯한 느낌이나 음식물을 삼킬 때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의사는 검사를 할 때 혀를 움직여 보게 하고 발음, 삼킬 때 불편감을 살피게 된다. 구취가 심하지 않은지, 간헐적인 출혈이 있는지도 관찰하게 된다.

설암이 생기는 부위는 대부분 혀의 옆면이나 밑 부분으로 혀 옆면 중앙부나 뒷쪽 1/3 부위에서 발생한다. 혀 뒤쪽이나 가운데, 혀끝에는 잘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암이 진행되면 궤양을 만들고 혀의 움직임에 문제가 생기면서 음식물을 삼키는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입안의 궤양이나 부종이 3주 이상 호전되지 않으면 의사의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게 좋다. 구강점막에서 적백색 반점이 생기는 경우, 3주 이상 삼키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경우, 6주 이상 목소리의 변화가 지속되는 경우, 혀 및 주변조직과 관련된 신경 이상이 있다면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설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먼저 담배부터 끊어야 한다. 과음도 삼가고 항상 구강을 청결히 해야 한다. 혀 주위에 자극을 주는 뜨겁고, 짜고, 맵고, 검게 탄 음식을 먹지 않도록 한다. 치아나 보철물 등이 오랫동안 구강 점막을 자극하는 일도 없도록 하는 게 좋다.

안순현 서울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설암 등) 두경부암은 치료가 쉽지 않고 치료 후 삶의 질에도 막대한 영향이 있다. 이는 먹고 말하는 일상생활과 관련이 깊기 때문인데, 담배와 술은 물론 성생활 습관 등에도 관련이 깊다’고 했다.

설암도 조기 발견이 최선이다. 흡연이나 술을 많이 하는 40세 이상의 성인은 1년에 한 번씩 구강검진을 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구강은 입만 벌리면 잘 보이는 부위이기 때문에 복잡한 검사나 내시경 검사 등을 하지 않아도 된다. 의사가 눈으로 관찰하고 손으로 만져보는 방법 등이 가장 빠르고 간단하게 사용되는 방법이다. 이후 의사의 판단에 따라 추가 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

[사진= Teguh Mujiono/shutterstock]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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