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 오줌 처리하느라…국내 워터파크 수질 ‘심각’

여름철 성수기 연인, 가족 필수 코스인 워터파크의 수질 상태가 국제 기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8일 국내 워터파크를 대상으로 진행한 ‘워터파크 수질 결합 잔류 염소 과다, 기준 도입 필요’ 자료를 발표했다. 이번 수질 안전 실태 조사는 2017년 세계테마엔터테인먼트 협회가 발표한 대한민국 워터파크 입장객 상위 업체 4곳(캐리비안베이, 오션월드, 웅진플레이도시, 롯데워터파크)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 4곳은 유리 잔류 염소, 수소 이온 농도 등을 평가하는 국내 기준에는 적합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미국, 세계보건기구(WHO) 등이 규정한 결합 잔류 염소 유지 기준(1리터당 0.2밀리그램 이하)에는 모두 부적합했다.

결합 잔류 염소는 워터파크 이용객의 땀, 오줌, 기타 유기 오염물과 소독제인 염소가 결합할 때 형성된다. 물 교체 주기가 길고 이용자가 많을수록 수치가 높아지는 결합 잔류 염소는 눈, 피부 통증, 호흡기 장애 등을 유발할 수 있다.

결합 잔류 염소 수치가 가장 높게 나타난 장소는 롯데워터파크 실내 유수풀로 1리터당 0.64밀리그램 수준이었다. 캐리비안베이 실내 유아풀의 결합 잔류 염소 수치는 1리터당 0.56밀리그램, 오션월드의 실내 유아풀은 1리터당 0.32밀리그램, 웅진플레이도시의 실내 유아풀은 1리터당 0.39밀리그램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지난 3년간 총 36건의 워터파크 수질 관련 위해 사례가 본원 소비자 위해 감시 시스템에 접수됐다”며 “위해 증상 확인이 가능한 32건 중 31건이 피부염, 피부 발진, 피부 손상 등 피부질환이었다”고 설명했다.

한국소비자원은 “미국, 영국, WHO 등은 수질 검사 항목에 결합 잔류 염소가 포함돼 있는 등 보다 엄격한 관리가 이뤄진다”며 “우리나라도 관련 검사 항목을 추가해 국제적 수준으로 수질 관리 기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한국소비자원은 “워터파크 수질 검사와 관련된 ‘관광진흥법 시행규칙’과 ‘먹는물 수질 기준 및 검사 등에 관한 규칙’에서 수질 검사 실시 주체가 서로 상이하게 규정돼 있다”고 지적하며 “검사 주체의 명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원은 금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관계 부처에 워터파크의 검사 항목 추가 등 수질 유지 기준 강화, 수질 검사 실시 주체 명확화 등을 요청할 계획이다.

[사진=HUANG, CHI-FENG/shutterstock]

    맹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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