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사람도 목소리만 듣고 키 큰지 작은지 알아 (연구)

동물은 다른 동물이 으르렁거리거나 짖는 소리를 듣고 상대의 힘과 크기를 가늠한다. 사람도 동물인 만큼 이런 능력을 가지고 있을까?

최근 영국, 폴란드, 독일의 공동 연구에 의하면 사람은 본인과의 상대적인 비교를 통해 이를 어느 정도 판별하는 능력이 있다.

영국 서섹스 대학교 등이 진행한 이번 연구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녹음해 상대의 힘이 센지 약한지, 신장이 큰지 작은지를 판단하도록 한 실험 내용을 담았다.

연구팀은 연기를 전공하는 남학생 30명과 여학생 31명을 대상으로 전장에서 적을 향해 돌진을 하는 상황을 상상하도록 한 뒤 ‘비언어적인’ 고함을 지르도록 한 다음 이를 녹음했다. 그리고 “적당히 해!”처럼 언어적인 발성도 함께 녹음했다.

그 다음 연구팀은 이 학생들의 신장과 이두박근의 둘레, 악력 등을 측정했다. 해당 녹음 내용을 들은 청취자 그룹도 동일한 측정을 받았다.

청취자 그룹은 녹음한 목소리를 듣고 자신과 비교해 목소리의 주인공이 키가 큰지 작은지, 힘이 센지 약한지 상대적인 평가를 내렸다. 자신과 동일할 때는 0점을 주었고, 자신보다 약하거나 작다고 판단할수록 마이너스 50점에 가까운 점수를, 자신보다 힘이 세거나 크다고 생각할수록 플러스 50점에 가까운 점수를 매겼다.

연구 결과, 여성이든 남성이든 청취자 그룹은 대체로 상대방의 힘과 신장을 잘 파악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남성 청취자들은 자신보다 힘이 센 사람을 88퍼센트의 정확도로 맞추는 결과를 보였다.

단 이 같은 평가의 편견과 한계도 드러났다. 여성은 남성의 목소리가 들릴 때 힘과 신장을 과대평가했고, 남성은 여성의 목소리를 들었을 때 과소평가하는 경향을 보인 것.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비교적 목소리를 통해 상대방의 힘과 크기를 잘 평가했다는 점에서 연구팀은 사람 역시 위협적인 상대에 대한 단서를 얻는 등의 목적으로 목소리를 통해 상대의 신장과 힘을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으로 보았다.

이런 내용(Human Listeners Can Accurately Judge Strength and Height Relative to Self from Aggressive Roars and Speech)은 6월 29일 아이사이언스(iScience)에 발표됐다.

[사진= pathdoc/shutterstock]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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