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폐암, 많이 절제하지 않아도 치료 가능

기존 폐암 수술은 폐를 떼어내는 방법이 많은데, 많이 떼어낼수록 수술 후 폐 기능이 떨어진다. 최근 초기 폐암 중 ‘간유리 음영’을 보이는 폐암은 최소 절제로 치료할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12일 서울성모병원 흉부외과 문영규 교수팀이 서울성모병원에서 폐암 수술을 받은 환자를 분석해 간유리 음영 초기 폐암의 성향과 예후를 조사했다고 밝혔다. 간유리 음영은 CT 검사 사진에서 뿌옇게 보이는 부분을 말하는데, 간유리 음영을 보이는 초기 폐암은 최소 절제로 치료가 가능하고 림프절 전이가 없는 종양은 림프절 절제도 불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초기 폐암 수술은 종양과 절단면과의 거리가 최소 2센티미터 이상이 되거나, 또는 종양의 직경보다 더 길게 거리를 두고 폐를 잘라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폐의 일부분만 떼어낸 수술을 받은 환자 91명 중 주로 간유리 음영으로 구성된 폐암의 수술 결과를 분석했을 때 다른 결과가 나왔다. 종양과 절단면과의 거리가 5밀리미터 이하로 짧아도 5년간 무재발 생존율이 100%로 나타났다.

연구팀 폐의 일부분만 떼어내는 수술을 받은 133명의 환자를 병리 조직 형태로 구분하여 종양과 절단면과의 거리를 연구했다. 간유리 음영은 병리적으로 특징적인 모양을 보이는 선암인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러한 선암에서도 종양과 절단면과의 거리가 짧더라도 5년간 무재발 생존율이 100%였다.

수술 범위에 이어 림프절 전이가 없는 종양을 확인하기 위해 수술 전 1기 폐암으로 진단받고 기존의 표준 폐암 수술을 받은 486명의 환자를 분석했다. 수술 전 영상 검사로 1기를 진단받았다고 하더라도 수술 후 조직검사에서 높은 병기로 확진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수술 후 2기 또는 3기로 진단된 환자가 42명(8.6%)으로 나타났다.

또한 종양의 크기가 작을수록, 주로 간유리 음영으로 구성된 폐암일수록 림프절 전이 위험률이 매우 낮았다. 수술 전 검사에서 1기로 진단된 폐암 중, 종양의 크기가 작은 경우 (1.2센티미터 이하) 또는 주로 간유리 음영으로 구성된 폐암은 림프절 전이율이 0%로 확인됐다.

문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로 간유리 음영으로 구성된 폐암의 수술 범위를 더욱 정확하게 계획하고 실행할 수 있게 되었다”며 “폐암 수술 전 다양한 진단 방법으로 간유리 음영의 정도와 병기를 정확하게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SCI급 학회지인 ‘세계 외과 저널(World Journal of Surgery)’에 게재되었다.

[사진=create jobs 51/shutterstock]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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