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드니 줄어드는 잠…노인은 덜 자도 되나

나이가 들수록 잠이 준다. 특히 노인들은 새벽잠이 없다. 잠이 준다는 건 덜 자도 된다는 의미일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그렇지 않다. 젊은이든 노인이든 성인은 하루 평균 8시간의 수면을 필요로 한다. 이보다 덜 자거나 많이 자면 생체리듬이 깨지고, 하루 종일 피곤하고 나른한 느낌을 받게 된다.

문제는 60세 이상 인구의 절반 이상이 잠을 자는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는 점이다. 잠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수시로 깨거나 너무 일찍 일어나는 등의 경험을 하는데, 이는 모두 만성 불면증이다.

노인의 수면은 자녀의 독립, 은퇴, 사별 등의 환경적인 변화와 심리적인 절망감 등의 영향으로 줄어든다. 신체질환이나 복용하고 있는 약물이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뇌(Brain)저널에 실린 논문에서는 나이가 들면서 수면과 연관된 신경세포가 소멸하면서 잠이 부족해질 것이란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젊은 사람들은 늦은 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등 여가시간을 갖기 때문에 올빼미족이 많다면 노인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얼리버드(early bird, 일찍 일어나는 사람)가 상대적으로 많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패턴이 점점 고착화되는 것을 ‘전진 수면 위상 증후군’이라고 한다.

이 증후군이 건강에 특별히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늦은 밤 일을 해야 할 여건에 있는 사람이라거나 다른 가족 구성원과 점점 어긋나는 수면 패턴이 불편하게 느껴지는 사람에게는 아쉬운 변화일 수 있다.

나이가 들면서 잠이 준다는 의미는 수면 단계 중 얕게 잠드는 시간이 길어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깊이 잠드는 수면 단계인 ‘느린 파형 수면’에서 우리는 몸은 회복의 시간을 갖고, 다음날 활동을 위한 에너지를 충전하다.

또 꿈을 꾸는 수면 단계인 렘(REM) 수면에서는 그날 얻은 정보들을 뇌가 처리하고 장기기억으로 저장하는 일이 일어난다.

이 같은 수면 단계가 줄어드는 고령층은 다음날 피로를 많이 느끼게 되고, 기억력이 감퇴하는 등의 현상을 경험하게 된다.

렘수면 자체에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렘수면일 땐 근육이 경직돼 몸을 움직이지 못하지만 ‘렘수면 행동장애’가 생기면 이 수면 단계에서 말을 하거나 소리를 지르거나 침대밖을 벗어나는 등의 움직임을 보이게 된다. 이런 현상이 보편적인 것은 아니나 50세 이상이 되면 이런 행동장애를 보일 확률이 이전보다 높아진다.

코를 곤다거나 자는 도중 호흡이 멈추는 수면 무호흡 증후군 역시 나이가 들수록 잘 생긴다. 하지만 이 증후군이 있는 당사자는 본인에게 이런 문제가 있다는 걸 모른 채 피곤하다는 생각만 할 수 있다. 이럴 땐 배우자를 통해 본인의 수면 상태를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조금이라도 수면의 질을 높이려면 피곤해도 낮잠은 가급적 20분 이상 자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늦은 오후나 저녁 선잠은 밤 시간 수면을 더욱 방해하므로 피해야 한다.

운동도 건강 유지를 위해 꼭 필요하지만 늦은 시간대 하는 건 피해야 한다. 운동을 하면 체온이 올라가는데, 이는 6시간이 지나야 떨어진다. 우리는 잠을 잘 때 심부 체온이 평소보다 1도 정도 떨어진다는 점에서 높은 체온은 잠을 방해한다.

[사진=wavebreakmedia/shutterstock]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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