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에 새겨진 편견, 테스트하는 법 (연구)

무의식적으로 갖게 되는 편견을 ‘암묵적 편견’이라 한다. 이를 테스트하는 방법도 있다.

하버드 대학교 연구팀은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사람을 대상으로 ‘암묵적 편견 테스트'(Implicit Association Test, IAT)를 진행했다. 이는 오늘날 가장 유명한 심리 검사 중 하나다.

검사 방법은 키워드들을 보고 유사한 단어들끼리 재빨리 짝을 짓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함께 묶은 단어들을 보면 어떤 잠재의식이 내재해있는지 알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인종에 대한 편견이 적고 공정한 관점에서 다른 사람을 평가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이 테스트에서는 잠재의식 안에 인종 차별이 내재해 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보통 사람들은 이 같은 검사 방식을 신뢰하고 있을까. 캐나다 구엘프 대학교 연구팀이 이를 확인하기 위해 2008~2010년 사이 IAT에 대한 ‘뉴욕타임스’ 기사 7편의 독자 코멘트 793건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를 보면, 이 테스트를 신뢰하는 사람과 불신하는 사람으로 나뉜다. 회의적인 입장에 있는 사람은 암묵적 편견이라는 개념 자체가 이론적 관념에 불과하며 현실에서의 인종 차별 평가 기준과는 차이가 있다고 본다. 테스트의 가치를 노골적으로 폄하하는 코멘트도 있었다. 이 검사 방법과 결론을 정치적 어젠다로 해석하거나 냉소적으로 비웃는 반응까지 있었다.

반면 이 테스트를 신뢰하는 사람은 주로 도덕 영역에 관심을 두었다. 다른 인종에 안 좋은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에 대한 죄책감, 자기성찰적인 코멘트이다. 다른 의견으로는 인간의 본능을 생각할 때 암묵적 편견은 사라질 수 없을 것이라고 보는 의견들이 있었다. 인종 차별은 불가피하게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선행 연구들을 통해서도 IAT 테스트에 대한 신뢰성과 타당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논의들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검사는 오늘날 가장 잘 알려진 심리 검사의 하나가 됐다.

기업을 비롯한 여러 곳에서 많이 활용되는 심리 검사인 만큼 무분별하게 활용되지 않도록 검사의 가치와 신뢰성을 확인하는 연구가 보다 필요할 것이란 게 이번 연구팀의 지적이다.

이 내용(‘I’m happy to own my implicit biases’: Public encounters with the implicit association test)은 ‘영국사회심리학저널’ 2018년 2월 16일자에 발표됐다.

[사진=yuda chen/shutterstock]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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