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걸렸을 때 운동 강행해도 되나?

감기에 걸렸을 때 하던 운동을 계속해야할까?

꾸준한 운동은 우리 몸의 면역력을 높여 감기나 독감을 예방한다. 연구에 따르면 매일 30~45분간 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 등 유산소 운동을 하면 호흡기 감염 등 겨울철 질환에 걸릴 위험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그러나 이미 감기 등에 걸려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미국 애팔래치안 주립대학교 데이비드 니먼 교수는 “운동은 예방엔 특효지만, 치료법으로는 좋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 볼 주립 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열이 나지 않지만 코가 막히거나 목이 아픈 가벼운 감기에 걸렸을 때 운동은 특별히 나쁠 것도 없지만, 그렇다고 도움이 되지도 않는다.

그러나 독감 등 고열을 수반하는 감염증에 걸렸을 때 운동을 강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을 넘어 위험하다.

웨인 주립 대학교 마리앤 팔먼 교수는 “독감에 걸렸거나 열이 날 땐 절대로 운동하지 마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크로스컨트리 선수를 대상으로 진행한 자신의 연구를 인용하면서 “독감 등 고열을 동반하는 감염증에 걸렸을 때 면역 시스템은 평소보다 더 오랜 시간 감염에 대항해 싸우는데 이 때 운동은 면역 기능을 방해하는 신체적 스트레스의 일종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1990년대 호주 연구진은 독감에도 불구하고 훈련을 강행하는 일부 운동선수들이 만성 피로 증후군에 걸린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해당 선수들은 독감 증상은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피곤함을 호소했으며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자신의 원래 실력을 회복하지 못했다.

니먼 교수는 “바이러스가 온몸에 퍼져 잠복하면서 면역 시스템을 교란시켜 오랜 기간 만성적인 피로를 느끼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은 흔히 몸에 열이 나면 ‘한바탕 땀을 흘려야 낫는다’고 생각을 하는데 그건 말도 안 되는 아이디어라는 니먼 교수의 지적이다.

본인이 마라톤을 58회 완주할 정도로 운동광인 니먼 교수는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그걸 중단하라는 처방은 지키기 힘든 요구일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독감 등 열이 나거나 근육통을 수반하는 증상이 나타났을 땐 운동을 완전히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열이 내린 뒤에도 1주일 정도는 운동을 하지 말고 푹 쉬어야 하며 그 후에 걷기 등 가벼운 운동으로 몸을 풀다가 2주가 지난 뒤에 평소 운동량을 소화하라고 설명했다.

팔이 부러지거나 발목을 삐었을 때처럼, 독감으로 약해진 몸은 회복을 위해 충분한 휴식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사진= Luis Molinero/shutterstock]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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