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 큰 동물, 전자파에 더 취약 (연구)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10년 동안 270억 원을 들여 진행한 휴대전화 전자파 유해성에 관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결과가 아주 선명하지는 않다. 요약하면 휴대전화 전자파가 종양을 일으키거나 DNA나 조직을 손상시킬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인간에게 나쁜 영향을 준다는 증거가 명확하지 않다.

3000회의 동물 실험을 실시한 NIH의 이번 연구는 휴대전화 전자파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가장 광범위한 연구여서 주목받아왔다.

이번 연구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대목은 수컷 쥐에 관한 것이다. 전자파를 쏘인 수컷 중 6%가 심장 부근 신경 조직에서 종양이 발생했다. 일부 암컷의 경우에도 심장 조직에 손상이 발견됐다. 이 같은 실험 결과가 확정된다면 휴대전화의 전자파는 ‘약한’ 발암물질로 지정될 수 있다.

NIH는 인간이 아닌 설치류를 대상으로, 휴대전화와 동일한 전자파이긴 했으나 강도를 높여서 실험한 결과이므로 인간에게 직접 적용하긴 어렵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전문가에 따르면 휴대전화 등 무선기기는 시그널이 약한 네트워크에 접속하려고 애쓰거나, 대용량 자료를 전송할 때 평소보다 최대 20배 이상 강한 전자파를 방출한다.

게다가 우리의 직관과는 반대로 덩치가 큰 동물이 전자파에 취약하다. 연구진은 수컷 쥐가 종양에 더 많이 걸린 것은 암컷에 비해 덩치가 크기 때문일 수 있다고 추측했다. 몸집이 큰 수컷이 더 많은 전자파를 흡수했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쥐에게 휴대전화가 일상적으로 방출하는 것보다 센 전자파를 쏘인 것은 쥐가 사람에 비해 덩치가 훨씬 작기 때문이지, 연구 결과를 과장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딱 부러지지 않은 연구 결과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도 분분하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조엘 모스코비츠 박사는 “전자파 규제에 대한 당국의 기준을 재평가해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 암 학회의 오티스 브롤리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가 많은 우려를 불러일으키겠지만 휴대전화가 암을 일으킨다는 증거로는 약하다”고 선을 그었다.

[사진= polkadot_photo/shutterstock]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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