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영화 ‘좋은 스트레스’로 작용(연구)

겨울철임에도 불구하고 공포나 스릴러 영화가 심심치 않게 개봉한다. 추운 날씨에 누가 무서운 영화를 볼까 싶지만 겨울철 느끼는 스릴이라 더욱 오싹하다. 더불어 공포 영화가 주는 건강상 이점도 있다.

심장을 요동치게 만드는 공포영화는 칼로리 소모, 기분 개선, 심장 관련 건강 등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들이 있다.

지난 2012년 영국 웨스트민스터대학교의 연구에서는 10명의 실험참가자들에게 10편의 서로 다른 공포영화를 보도록 한 뒤 심박동수, 산소 흡입량,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측정했다. 그 결과, 잭 니콜슨 주연의 ‘샤이닝’이 칼로리 소모 효과가 가장 큰 공포영화인 것으로 나타났다.

몸을 움찔대거나 비명을 지르며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은 열량이 184칼로리 소모되는 효과를 얻었다. 이는 140파운드(약63.5㎏)인 사람이 40분간 걸었을 때 얻을 수 있는 칼로리 소모량과 비슷하다.

두 번째로 공포감이 큰 것으로 나타난 영화 ‘죠스’와 세 번째로 공포스러운 영화 ‘엑소시스트’는 각각 161칼로리와 158칼로리의 열량 소모 효과를 일으켰다.

공포영화처럼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자극이 일어나면 아드레날린 호르몬이 분비된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는 신경계의 ‘투쟁 혹은 도피 반응’을 활성화한다. 이로 인해 심박동수가 증가하고 우리 몸에 축적된 에너지를 사용해 투쟁하거나 도피할 준비를 하도록 만든다. 칼로리 소모량이 증가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영국 코벤트리대학교가 스트레스(Stress)저널 온라인판에 2009년 발표한 또 다른 논문에서는 호러영화가 감염병과 싸우는 역할을 하는 백혈구의 순환을 돕는다는 내용이 실렸다. 이 논문 역시 호러영화가 투쟁-도피 반응을 일으켜 면역기능을 단기간 증가시킨다고 보았다.

이런 내용들을 종합해보면 공포영화는 ‘좋은 스트레스’로 기능한다. 오랫동안 지속되는 만성 스트레스는 우울증부터 심장마비까지 다양한 질환의 위험률을 높이는 원인이다. 하지만 공포영화가 같은 단기적인 스트레스는 오히려 면역력을 개선하는데 효과가 있을지 모른다는 것이다.

공포영화가 기분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는 전문가의 주장도 있다. 사회학자 마지 커 박사는 무서운 놀이기구를 타거나 공포영화를 보는 등 강한 부정적 자극을 받으면 기분이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난다고 보았다. 공포영화를 보는 동안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의 영향으로 행복한 기분이 상승한다는 설명이다.

단 너무 어렸을 때 이런 경험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미시간대학교의 또 다른 연구에서는 어릴 때 미디어를 통해 무서운 장면에 노출된 경험이 있는 대학생의 26%가 아직까지 그때의 불안감이 잔류해있는 경향을 보였다. 무서운 영화가 일으키는 공포감을 수용할 수 있는 연령대에 도달했을 때 이 같은 단기적인 자극이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사진=iko/shutterstock]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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