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것질, 우울한 기분보단 접근 용이한 탓(연구)

제과점에서 나는 고소한 빵 냄새, 한식집을 지날 때 나는 구수한 찌개 냄새는 없던 식욕도 일으킨다. 배가 고프지 않던 사람도 향긋한 음식 냄새에 이끌려 충동적으로 음식을 먹을 수 있단 것이다.

배가 고프지 않는데 음식을 먹게 되는 ‘거짓 허기’는 주로 우울한 기분이나 스트레스에서 비롯된다. 그런데 최근 불필요한 군것질은 음식점 앞을 지나는 상황처럼 음식에 접근하기 쉬운 환경이 더 큰 문제라는 주장이 나왔다.

국제학술지 ‘영국건강심리학저널(British Journal of Health Psychology)’에 실린 최신 논문에 따르면 근처에 패스트푸드점이 있거나 누군가 군것질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군것질을 하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

호주 태즈매니아대학교 연구팀에 따르면 보통 하루에 섭취하는 열량의 30~41%는 군것질로 채워진다. 군것질을 필요 이상 많이 하면 과식이다. 연구팀은 군것질로 인한 과식이 늘어나는 만큼 군것질을 하는 심리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군것질하는 심리를 파악하면 과식하는 습관을 줄고, 보다 건강한 체중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실험참가자 61명을 모집하고,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건강한 음식이 주는 혜택과 비용에 대한 생각, 건강한 음식을 평소에 얼마나 열심히 먹는지 등에 대해 물었다. 또 자제력과 의지력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그 다음 2주간은 실험참가자들에게 어플을 이용해 그날 먹은 음식을 기록하도록 했다. 먹은 음식이 식사인지 간식인지에 대해서도 기록했다. 간식을 먹고 있을 때는 현재 본인의 상황이 간식에 접근하기 쉬운 상태인지, 기분은 어떤지, 주변 누군가도 간식을 먹고 있는지 등에 대해서도 작성토록 했다.

기록 내용에 따르면 실험참가자 전원이 실험기간 동안 군것질한 횟수는 1127번이다. 또 실험참가자들이 간식을 먹고 있지 않을 때보다 먹고 있을 때 주변에 간식을 먹는 사람이 존재할 확률이 높았다.

기분이 안 좋을 때, 그리고 간식을 구하기 용이한 상황에 있을 때도 군것질을 좀 더 많이 하는 패턴을 보였다. 건강한 음식의 가격, 절제력 부족 등도 군것질하는 습관과 연관이 있었다. 단 음식의 가격이나 절제력은 당장 근처에 간식을 먹는 사람이 있다거나 군것질을 사기 쉬운 장소에 있는 상황보다는 군것질과의 연관성이 낮았다.

기존 연구자들은 군것질을 줄이려면 스트레스와 우울한 감정을 조절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았다. 하지만 이번 연구팀은 감정 조절도 중요하지만 이와 더불어 간식에 대한 접근 용이성을 줄이는 것이 쓸데없는 군것질을 줄일 수 있는 보다 결정적인 방법일 것으로 추정했다.

[사진=Natalia Wimberley/shutterstock]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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