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좋아지면 항생제 섭취 중단하세요

항생제를 복용하라는 처방을 받으면 보통 받은 약이 다 떨어질 때까지 먹게 된다. 그런데 최근 영국 의사들은 증상이 사라졌다면 약이 남아있어도 먹지 않는 편이 좋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처방 받은 약을 다 먹었을 때 득보다 실이 많아질 때가 있다는 견해다.

기존 연구자들은 항생제를 처방받고 이를 끝까지 먹지 않으면 약에 대한 내성이 생길 것이라고 보았다. 이에 대해 영국내과학저널(BMJ)에 실린 옥스퍼드대학교와 브라이튼 앤 서섹스 의과대학의 논문은 내성에 관한 앞선 주장의 증거가 부족하다는 내용을 담았다. 오히려 필요 이상 섭취하는 것이 내성을 이끌 수 있다는 주장이다.

페니실린 발견으로 노벨상을 수상한 영국 미생물학자 알렉산더 플레밍은 항생물질인 페니실린을 충분히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1945년 페니실린을 제대로 복용하지 않은 한 남성이 그의 아내에게 패혈증 인두염을 전염시켜 사망하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연구팀은 연쇄상구균이 페니실린에 내성이 생긴다는 사실은 근거가 부족하다고 보았다. 오히려 현대의학에서는 불필요한 항생제 사용이 내성이 생긴 박테리아를 만드는 원인이 된다고 보았다.

즉 항생제가 크게 필요치 않은 상황이나 몸 상태가 개선된 뒤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은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무조건 처방 받은 약을 전부 소비하지 말고 자신의 상태에 따라 조정하는 것이 좋다는 의미다.

옥스퍼드대학교 임상역학과 팀 페토 교수는 원래 복용하기로 했던 시기보다 며칠 앞당겨 항생제를 끊었다고 해서 상태가 다시 나빠진다는 주장 역시 근거가 미약하다고 말했다. 복용 시기를 줄였을 때 다시 감염이 재발할 수는 있다. 하지만 페토 교수는 그래도 증상이 위험할 정도로 악화되는 것이 아니라 성가신 수준으로 재발하는 것이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보았다.

단 예외는 있다. 폐결핵, 임질, 에이즈바이러스(HIV) 등을 포함해 자연발생적인 세균 돌연변이와 연관이 있는 질병으로 항생제를 복용일 중일 때는 꾸준히 잘 복용하는 편이 낫다.

이 같은 예외적인 상황이 아니라면 의무적으로 무조건 복용하기보다는 자신의 상태를 살피며 그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병원에서 처방 받은 복용량과 횟수에 따라 먹되 몸이 좋아진 것을 느낄 때는 전문의와 상담해 복용 중단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

[사진출처=antibiotic/shutterstock]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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